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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문자 방송으로 둠 게임 플레이를?

지난 1993년 출시된 FPS 게임 둠(DOOM)은 트위터나 의료용 초음파 스캐너, 레고 블록, 메모장 등 다양한 플랫폼에 이식되어 왔다. 이런 둠을 이번에는 TV 전파 틈새를 이용해 문자나 도형 정보 등 신호를 보내는 문자 방송을 이용해 플레이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개발자는 문자 방송을 이용해 둠을 렌더링하기 위한 데이터를 문자 방송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변환하고 렌더링 데이터를 문자 방송용 패킷 스트림을 처리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으로 파이프해 TV로 전송 혹은 문자 방송용 페이지를 디코드해 표시할 수 있는 도구인 둠-텔레텍스트(doom-teletext)를 개발하고 깃허브에 게시했다.

문자 방송은 TV에 도형이나 문자를 표시하는 기술로 표시하는 데이터는 TV 방송용 전파에 포함되어 있으며 보이지 않는 수직 블랭킹에 숨겨져 있다. 문자 방송은 1974년 처음 방송되어 현재도 유럽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에서 방송되고 있다. 문자 방송에선 일부 문자를 표시할 수 없지만 같은 줄 후속 문자 텍스트 색 정보 등을 저장할 수 있다.

문자 방송은 데이터 송수신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 전송에만 대응하는 기술이어서 둠을 실제로 문자 방송을 이용해 플레이할 수 있게 할 수 없다. 하지만 다른 단말에서 둠을 실행하면서 게임 화면을 문자 방송을 이용해 TV로 출력하면 기술적으로 문제는 없다. 둠-텔레텍스트는 이를 실현해주는 도구다. 덧붙여 문자 방송에는 다양한 레벨이 존재하고 있어 고레벨이라면 고해상도 그래픽을 재현할 수도 있지만 문자 방송감을 높이기 위해선 저레벨을 사용하고 간단하게 둠 화면을 재현했다고 한다.

그러자 문자 방송으로 전송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둠 게임 화면이 렌더링됐다. 게임 화면은 완전히 흰색 블록으로만 표현되지만 다른 UI 부분에선 빨간색과 하늘색 텍스트도 사용된다. 게임 화면은 흰색 블록만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정지 화면이면 어디가 총이고 스테이지 구조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움직임이 있는 영상으로 보면 게임 화면이 늘어져 움직여 무기나 스테이지 위치 관계 등을 잘 알 수 있다.

리모컨을 이용해 게임을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설정 화면 뿐 아니라 게임 화면도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다. 개발자는 둠을 리눅스 머신상에서 실행하고 있어 이 단말에서 문자 방송용 데이터를 작성해 이를 라즈베리파이로 송신, 데이터를 콤퍼짓 영상 신호로 변환해 TV로 출력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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