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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 524km에도 견디는 페트병 외벽 주택

허리케인은 두려운 존재지만 바닷가에 그래도 집을 짓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될 만한 소식일지 모른다. 캐나다의 한 주택 건설 업체가 풍속 482km 이상에도 견딜 수 있는 강도를 갖춘 주택을 재생 페트병 벽 재료로 만든 것.

제이디콤포짓(JD Composites)이 건설한 이 주택은 노바스코사주의 한 강가에 위치한 것으로 침실 3개를 갖추고 있다. 꽃이나 나무 외에 이웃이 없는 걸 빼면 산뜻한 현대적 디자인과 미니멀한 외관을 갖춘 평범한 주택이다. 집안 가구와 내벽은 건식 벽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집을 둘러싼 외벽은 다르다. 벽은 15cm 패널로 이뤄져 있는데 강화 구조와 내구성을 갖췄다. 이 판은 61만 2,000개에 달하는 페트병을 잘게 자르고 녹여 가스와 혼합해 만든 것이다.

이 소재의 장점은 여름과 겨울 사이 좋은 절연이 되어 습기와 곰팡이에 대한 저항력을 갖고 있다는 것.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시설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또 이 패널 자체는 따로 만들고 거대한 퍼즐처럼 조립하기 때문에 며칠이면 조립이 가능하다는 걸 들 수 있다.

매년 허리케인 위협이 사라지지 않는 캐나다와 미국 동부 해안에서 일하는 수많은 주택 건설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건 높은 내구력이다. 카테고리 5 허리케인에 노출될 수 있어 패널은 검사기관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2015년 허리케인 페트리샤가 콰테말라를 346km/h로 강타했는데 이는 관측 사상 가장 강한 허리케인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주택의 패널은 524km/h에도 견딜 수 있다. 테스트 시설 내 풍동 용량이 한계에 도달했지만 이만큼 강력한 바람에도 견딜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주택의 건설비용은 40만 달러 가량으로 추정된다. 기존 건축자재와 인건비와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페트병을 재료로 이용한 벽이 이 정도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면 수리 횟수는 줄어 허리케인을 만나도 재건할 필요가 없어질 수 있다. 이 주택은 판매 중이지만 구매자가 없으면 에어비앤비에 가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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