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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산호초 소리를 수중 스피커로 들려줬더니…

열대 외양에 면한 해안에서 잘 발달하는 산호초는 최근 지구 온난화, 남획, 수질 오염 영향으로 심각한 상실 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즈홀 해양연구소 연구팀이 손상된 산호초에 건강한 산호초에서 녹음한 소리를 들려주자 산호 발육 상황이 개선된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산호 유생이 물속에 방출되면 다른 산호가 내는 소리를 향해 헤엄쳐 정착하고 성장한다는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서는 버진아일랜드 세인트존 인근 산호초 3곳 부근에 3일간 수중 스피커를 설치했다. 이 가운데 1곳에서는 건강한 같은 종 산호초 소리가, 나머지 2곳에서는 손상된 산호초 소리와 건강한 산호초 다른 종 소리가 각각 재생됐다.

연구팀은 스피커 3곳으로부터 최대 30m 떨어진 용기에 든 산호 유생 수를 측정했다. 그 결과 건강한 같은 종 산호초 소리를 내보낸 곳에서 다른 곳보다 평균 1.7배 많은 유생이 정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스피커에서 멀어질수록 정착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봐서 소리가 주요 요인임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스피커를 일정 시간 물속에 넣기만 해도 산호 유생 성장이 촉진될 뿐 아니라 그곳에 모여드는 물고기 수도 늘어난다“며 ”이 방식이 다른 산호초 복원 방안과 함께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질오염 등 영향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곳에선 이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방안은 산호 생존과 시간에 따른 성장을 보장하기 위한 다면적 노력 중 한 단계여야 하며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해양생물학자는 “이번 연구는 소리 재생이 산호 서식지 내 정착을 어떻게 촉진할 수 있는지 실증한 흥미로운 연구”라며 “산호초는 기후변화 첫 번째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아 산호초를 구할 수 있다면 뭐든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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