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지구용 내비게이션이 통하지 않는 달 표면에서 길을 잃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달에 내린 아폴로 우주 비행사는 눈으로 겨우 해결했던 모양이지만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이제 더 확실하고 광범위하게 쓸 수 있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2월말 나사는 달 표면 자율 내비게이션 시스템인 LN-1(Lunar Node 1) 테스트를 실시했다. LN-1은 여러 달 궤도 위성과 착륙선, 우주 비행사를 연결해 이를 달 표면에 흩어진 비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인튜이티브머신즈(Intuitive Machines) 달 착륙선인 오디세우스가 LN-1을 실어 발사했고 2월 22일 달에 도착했다.
LN-1은 달 도착 후 비콘과 30분간 통신했다. 원래 계획에서는 LN-1과 비콘 통신이 2월 29일까지 계속될 예정이었지만 오디세우스 착륙 자세가 좋지 않아 옆으로 넘어가버린 탓에 단시간 실험이 됐다고 한다.
사실 오디세우스가 달에 착륙할 때에도 내비게이션 시스템 고장으로 LN-1이 도왔다. 오디세우스에는 달 표면에서 안전한 착륙지점을 찾는 레이저 범위 탐지기가 탑재되어 있었는데 착륙 몇 시간 전에 고장이 났다. 따라서 나사 엔지니어는 LN-1을 오디세우스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패치를 올려 위기를 모면했다.
이런 해프닝도 있었지만 LN-1 기술 자체 유용성은 확인할 수 있었다. 나사 입장에선 앞으로 LN-1을 달 궤도 위성과 달 착륙 우주 비행사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려 한다. LN-1은 달 궤도 위성과 착륙선, 우주 비행사를 연결하고 각각의 위치를 다른 우주선이나 지상 통신소, 탐사선 등과의 상대 위치로 디지털화해 확인한다. 이는 더 큰 네트워크 일부로 각 비콘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나간다.
나사에 따르면 LN-1 기술은 앞으로 화성에서도 쓸모가 있을지 모른다. 화성은 달보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지구와 통신하는 데 최대 20분이 걸릴 수도 있다. 나사 마셜 우주 비행 센터 LN-1 연구 책임자는 정교한 궤도 조정을 해야 하는 우주선 조종사나 화성을 개척하려는 인류에게 이는 상당히 긴 시간이라고 말한다. LN-1은 탐사선, 우주선, 단‧장기 캠프, 중요 지점 등을 달이든 화성이든 비콘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