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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침해 삭제 통지 깃허브 프로젝트 “1년에 2만건 이상”

저작권 침해 대응 차원에서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 DMCA에 따른 사이트나 콘텐츠 삭제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2022년 DMCA 신청 건수가 6억 8,000만 건에 달했고 해마다 과거 최고치를 경신하는 추세라고 보고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인 깃허브(GitHub)에서도 DMCA 통지에 따른 삭제 건수가 증가 추세이며 2023년에는 프로젝트 2만 517건이 삭제됐다고 공개됐다.

깃허브에는 4억 2,000만 개가 넘는 코드와 소프트웨어가 공개되어 있으며 그중에는 저작권 침해 문제가 있는 콘텐츠도 있다. 깃허브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 문제는 크게 2가지 유형. 하나는 공개된 코드 자체가 기존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복사하거나 모방한 것으로 공개해선 안 되는 데이터를 공개하거나 해적판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경우. 과거에는 트위터 소스코드 일부가 깃허브에 그대로 공개되어 있다가 트위터 측이 이를 발견하고 DMCA에 따라 깃허브에 해당 저장소 삭제를 요구해 삭제된 사례도 있었다.

두 번째는 공개된 코드가 해적판 책이나 음악을 보관하거나 규제를 우회해 불법 액세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경우다. 2024년 2월 닌텐도는 깃허브에서 대부분 개발이 이뤄지는 닌텐도 스위치 에뮬레이터 유즈(Yuzu)를 제소했다. 그 결과 개발사(Tropic Haze)는 유즈 개발, 호스팅, 코드 또는 기능 배포, 유즈 광고 웹사이트와 SNS 운영, 닌텐도 저작권 보호 우회 등 일체 행위를 영구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그 밖에 유튜브 동영상 다운로더(YouTube-DL) 삭제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도 했고 당시 깃허브 냇 프리드먼 CEO는 저장소를 가능한 한 빨리 복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깃허브에는 자유 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권장하는 문화가 있어 이런 인식과 저작권 침해 사이 경계 구분이 모호하기 때문에 논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깃허브는 2024년 3월 초 투명성 보고서를 업데이트했다. 투명성 보고서 페이지에 따르면 깃허브는 정당한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걸 막고 코드 유용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DMCA 신청을 처리하고 있다며 모호하고 지나친 삭제 요청으로부터 개발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DMCA 삭제 정책을 설계했다고 말한다. DMCA 삭제 통지를 받을 때마다 해당 통지가 유효한지 판단한 뒤 위반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으면 유죄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삭제하지 않고 임시로 공개 DMCA 저장소로 이동시킨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DMCA 삭제에 상당한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

깃허브는 2021년 1월부터 거의 매달 100∼200건 가량 삭제 통지를 처리하고 있으며 매달 510건 정도 삭제 통지가 철회됐다. 2023년에 처리된 건수는 2,000건이 넘는다. DMCA 삭제 요청 영향을 받는 프로젝트 수를 보면 적은 달에는 600건 가량, 많은 달에는 5,000건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 반면 복원된 프로젝트는 2021년 4월 34건과 2022년 2월 58건으로 많을 뿐 대부분 달에서 10건 미만이다. 삭제 통지에 따른 처리 영향을 받은 저장소는 2023년 2만 517건이었다고 한다.

DMCA 제1201조에 따라 기술적 보호조치 회피가 주장된 건수를 봐도 마찬가지. 기술적 보호조치 회피란 복사방지나 스트리밍 콘텐츠 다운로드 금지 등 디지털상의 규제 프로그램을 회피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코드를 말한다. 권리자로부터 기술적 보호조치 회피가 주장되는 사례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2021년에는 92건이었던 것이 2022년 365건, 2023년 406건으로 급증했다. 이런 급증 원인에 대해 깃허브 측은 2021년 가을부터 DMCA 삭제 제출 양식을 업데이트해 기술적 보호조치 회피 관련 질문을 추가한 결과 회피 주장이 늘었지만 동일 비율로 삭제 처리 건수가 증가한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깃허브 삭제 건수는 해마다 증가 추세지만 깃허브 저장소 자체는 2015년 4,000만 개 미만에서 2023년 4억 개를 넘어 10배 이상으로 늘어난 반면 삭제 건수는 3배에도 미치지 못해 삭제 비율은 저장소 증가율만큼 늘어나지 않았다. 또 2021년∼2022년 삭제된 저장소는 6,000건 증가했지만 2022∼2023년에는 5,000건 감소했다. 깃허브는 개발자 프로젝트가 정당한 이유 없이 삭제되는 걸 막기 위해 모든 삭제 요청에 대해 변호사 및 엔지니어 팀이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회피 통지가 늘어나는 건 깃허브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 일이지만 깃허브는 DMCA 정책 수립에 힘쓰며 저작권 보호와 개발자 보호를 병행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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