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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드론 배송 서비스 시대

트럭을 이용한 육상 운송을 대신해 드론을 활용한 공중 수송은 새로운 인프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마존이나 UPS 같은 기업이 드론을 이용한 배송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드론은 국가마다 규제가 엄격하게 정해져 있는 탓에 아직까지 시스템 테스트 단계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아이슬란드에선 이미 DJI 드론과 이스라엘 기업 물류 시스템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슬란드 스타트업인 아하(Aha)는 수도인 레이캬비크에서 드론을 이용해 요리나 식료품, 전자 제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테스트가 아닌 상용 서비스다. 드론으로 도시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아하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한다.

아하가 배송에 이용하는 드론은 최대 이륙 중량이 15Kg인 DJI의 매트리스 600(Matrice 600)이다. 레이캬비크 중심에 위치한 아하 운영센터에서 3Kg 짐을 실은 드론을 4∼8km 반경까지 조종할 수 있다. 납품 루트는 항상 업데이트되어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능하면 사람이 적은 산업 지역이나 강, 호수 위를 날아가는 루트를 정한다.

배송에 이용하는 드론은 장애물을 감지하고 방지하는 기능을 갖추지 않았다. 카메라와 레이더 같은 화상 인식 시스템도 없다. 아하가 운용 중인 드론은 나무나 건물 같은 장애물이 없는 경로를 따라 GPS를 이용해 비행한다. 지난 5개월간 500여 건 배송이 이뤄졌지만 사고는 1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한다.

주문은 스마트폰 전용앱을 통해 할 수 있다. 요금은 7달러. 아하 측은 전기요금은 겨우 25센트 정도라면서 7달러면 운영 비용은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당초 아하가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건 치솟는 노동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 2014년 자율비행기를 통한 배달을 검토하면서부터다. 아하는 2015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플라이트렉스(Flytrex)와 손잡고 GPS 트래커와 기존 드론을 이용한 새로운 물류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런 점은 페덱스 역시 배송용 트럭을 자체 개발해 생산하는 게 아니라 업체를 통해 조달했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이보다는 물류나 클라우드 같은 부분이 핵심 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아하 측은 이처럼 준비를 끝낸 뒤 아이슬란드 항공 당국에 아이슬란드가 드론을 배송하는 국가에서 최하위로 뒤처지거나 혹은 최전선을 달리는 국가 어디가 될 것이냐고 압박을 했고 1년 이상 협상을 벌인 끝에 드론 배송 안전 규제를 받았다. 이어 올초부터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험 실시한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주거 지역에 착륙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도심 외곽 착륙 지점까지 드론 배송을 하고 여기에서 다시 배송하는 방법을 취해야 했다. 철저하게 안전을 고려해 운용하면서 규제 당국도 지난 8월부터 주거 지역에 착륙 허가를 내줬다고 한다.

아하 측은 이미 2개국에서 자사와 같은 드론 배송 시스템 허용 움직임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드론을 이용한 배송은 여전히 법적 규제에 묶여 있지만 서서히 현실 속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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