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1일 태평양에서 착수해 미션을 마친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아르테미스1 미션. 개발에 오랜 시간과 수십억 달러를 들인 것에 비해 짧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아르테미스1은 엄밀하게 말하면 나사가 SLS 로켓과 우주선 오리온을 테스트하기 위한 실증 실험이며 몇 주 안에 모든 주요 목적을 달성했다.
이번 미션은 대성공을 거뒀다. 미션 성공이 미래에 뭘 의미할까. 첫째 나사 아르테미스 달 탐사 계획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 사이 아르테미스 계획이 곧 실현될 것이라거나 달 탐사가 보류됐다는 등 얘기가 나왔지만 아르테미스1 성공으로 나사 탐사에 다음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아르테미스 미션을 위한 나사 현재 예정으로 2025년 유인 달 착륙을 포함하는 건 전혀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발사 예정일은 달 탐사용 우주복 개발 지연이나 달 착륙선 등 다른 이유로 반복적으로 미뤄질 것이다.
미 의회가 자금을 대지 않고 나사 아르테미스 계획을 단념시킬지 불안할 수도 있지만 중국은 2030년대 중반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보낼 계획에 전력하고 있다. 미국에는 인류를 달에 보낸 경험이 있지만 우주에 대한 중국의 야망은 새로운 우주 경쟁을 일으키고 있다.
둘째 SLS가 대단하다는 것. 나사 SLS 로켓은 11월 16일 무인 우주선 오리온을 역사적 달 주회 여행에 보냈다. 3,992톤 추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현역 로켓이며 지금까지 제조된 로켓 중 최강이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계획에 필요한 거대 로켓을 마침내 얻었고 2020년 후반 달 착륙과 달 궤도상에 게이트웨이라는 우주정거장 설치를 목표로 한다.
미션 매니저는 SLS 로켓 첫 발사에서 예외없이 모든 경우 로켓 퍼포먼스 편차는 0.3% 미만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로켓 계획은 예산 초과나 연기 등에 휩쓸렸지만 SLS는 결국 해야 할 역할을 해냈다.
셋째는 SLS가 발사대에 큰 타격이라는 것. 발사 로켓 코어 스테이지 연료는 액체 산소와 액체 수소다. 스페이스셔틀 시대에 문제를 일으켰던 새기 쉬운 추진제다. 케네디우주센터 지상팀은 로켓 첫 발사 전부터 수소 누출과 싸워야 했고 몇 차례 연기, 9월에는 극저온 추진제 충전 테스트에 이르렀다. 수소 누출은 향후 발사에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메가 로켓이 발사됐을 때 발사대는 심하게 손상됐다. 탄 흔적이 생겼고 페인트가 사라지고 질소와 헬륨 공급 라인이 움푹 들어간 뒤 카메라가 타버렸다. 강한 충격파로 엘리베이터 문도 날아갔다.
또 개발에 230억 달러가 든 로켓은 1회용이다. 다시 말해 SLS 로켓은 매회 제로부터 제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사 측은 SLS 발사에는 최대 41억 달러가 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의회에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가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스페이스X가 현재 제조 중인 거대 로켓 스타십은 완전히 재사용 가능하며 SLS보다 강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사는 오리온을 스타십을 발사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스타십이 날아가는 순간 나사 로켓은 시대에 뒤떨어질 수 있다. SLS는 첫 임무를 훌륭하게 했지만 아르테미스 계획 전체 수행력 면에선 이상에선 멀어져 있는 건 사실이다.
넷째 심주우는 큐브샛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 SLS는 오리온 외에도 우주 공간에 큐브샛 10개를 올렸다. 아르테미스1 시너지 위성이 추적한 길은 다양하지만 의도된 대로 기능하는 건 애리조나주립대학 규브샛(LunaH-Map) 등 6기 뿐이다. 불행하게도 나머지 4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심우주 통신을 확립할 수 없거나 배터리 트러블, 설계상 결함 등 서로 다른 이유로 실패로 끝난 것. 우주는 엄격하지만 심우주는 더 엄격하다.
다섯 번째는 오리온은 인류 역사상 가장 놀라운 우주선이라는 것. 부분적으로 재사용 가능한 오리온은 록히드마틴이 설계한 크루 모듈, 에어버스(Airbus Defence and Space)가 제조한 1회용 유럽 서비스 모듈로 이뤄져 있다. 이 우주선은 아르테미스1 미션 전체를 통해 작은 트러블을 빼면 놀라울 만큼 뛰어난 임무를 수행했다. 오리온은 달로 향해 먼 역행 궤도 돌입에 성공했다. 2번 달 플라이바이를 실시하기도 했다. 궤도 수정에도 어려움 없이 수행, 연료 소비량도 상정했던 것보다 적었다고 한다.
무인 오리온은 신기록 2개를 수립하면서 이 과정에서 210만km 이상 이동했다. 지구에서 최대 43만 2,194km 떨어진 지점을 날아 유인용 우주선 최원거리를 갱신했다. 귀환할 때에는 마하32에 이르는 속도로 대기권에 돌입해 유인 우주선으론 사상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고 재돌입할 때 고온은 화씨 5,000도에 달했지만 히트실드가 5m 직경 오리온을 지켜줬다.
오리온에게 다음 시련은 아르테미스2. 우주비행사 4명을 달 주변으로 데려갔다가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나사는 오리온을 화성 유인 비행에 사용할 생각인 만큼 이번 아르테미스 미션은 시작에 불과하다.
여섯 번째는 오리온은 아직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 아르테미스1은 계획대로 전개됐지만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오리온 여행을 통해 발생한 이상을 내부에선 퍼니스(funnies)라고 부르지만 개발팀이 진짜 유쾌하게 생각했는지는 의심스럽다. 미션 초기 항법을 어시스트하는 스타트 래커는 오리온 시야에 돌출해 검지가 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혼란스럽게 만들었지만 결국 스타트래커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고 팀은 이 문제를 인식한 이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가장 무서웠던 트러블은 미션 7일째에 해당하는 11월 23일 발생했다. 지상 관제실과 우주선과의 통신이 일시적이고 예기치 않게 47분 끊어져 버렸다. 나사는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미션 종반 한계기 4개 중 스위치 1개가 갑자기 끊어져 버린 것도 이 제한기는 하류 측 담당이며 결함이 심각한 문제 원인이 되기 전에 원래대로 돌아갔다. 이 이상은 서비스 모듈 내 컴포넌트가 명령 없이 마음대로 열린 초반 경험한 문제와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오리온 위상 어레이 안테나는 미션 종반 열화 거동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따라 퍼포먼스 저하와 통신 트러블이 있었지만 미션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 문제를 포함해 검토한 뒤 2024년 예정된 아르테미스2에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은 달은 황량한 아름다운 장소라는 것. 달 주변을 찍은 이미지는 희미하지만 달은 여전히 흥미롭고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곳이라는 걸 보여줬다. 아폴로 계획은 달 풍경 이미지를 다수 갖고 왔지만 달은 지금도 그렇게 자주 방문할 수 있는 장소는 아니다. 아르테미스1은 달이 여전히 훌륭한 목적지라는 걸 보여줬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