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원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발발한 전쟁이나 인도를 덮친 열파 등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곡물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곡물 부족이 수천만 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한다.
2020년 중반부터 시작된 라니냐(La Nina) 현상이나 코로나19 감염 유행 등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농업과 공급망에 혼란이 생기고 이로 인해 전 세계적인 곡물 부족이 일어나고 있다. 유엔세계식량계획 WFP는 지난 5년간 식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인구가 1억 800만 명에서 1억 9,300만 명으로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2022년 2월 뮌헨 안보회의에선 곧 상황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이 회의 직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하면서 상황은 악화 일로다. 러시아는 세계 1위 밀 수출국이며 우크라이나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2개국만으로도 2021년 밀 수출량 중 28%를 차지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각국 경제 제재로 우크라이나는 자국 수출 차단으로 곡물 수출량을 크게 줄였기 때문에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더구나 3월에는 밀 생산량이 세계 3위인 인도에 기록적인 열파가 덮치면서 밀 수확량이 대폭 줄었다. 인도에선 이에 따라 밀 수출 제한이 부과되고 있다. 2022년 5월 인도처럼 식품에 수출 제한을 부과한 국가는 26개국이나 된다.
동아시아 국가는 음식을 쌀로 바꿀 수 있지만 유럽과 북아프리카 등은 미국 2배 이상 빵을 먹고 있기 때문에 식사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수입 대부분이 식사에 소비되는 가난한 국가는 크게 영향을 받으며 채무 부담이 지속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도 지적된다.
전쟁 피해를 크게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농업 종사자는 봄밀에 필요한 비료를 대출로 얻었지만 아직 밀을 심지 않은 단계에서 러시아군에 점령됐다며 농장은 폭격으로 트랙터나 가축 피해를 받아 급여도 지불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우크라이나에선 221년 수확된 곡물 가운데 수출될 예정이던 2,500만 톤이 아직 국내에 남겨진 상태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농무부는 전쟁 전에는 월 500만 톤이던 수출량이 4월에는 110만 톤이 되어버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많은 국가에서 곡물 부족 상태에 있지만 농가는 판매 가격이 불안정한 곡물을 심는 게 아니라 비용이 낮은 작물로 전환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선 많은 농부가 옥수수에서 콩으로 생산을 전환하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 실질 소득이 크게 감소하는 지금 기아를 앓는 국가에선 많은 부담이 걸리고 사회적, 정치적으로 현저한 불균형을 초래할 전망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이원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