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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을 제어할 수 있는 AI?

세계 최대 핵융합로 ITER 건설이 진행되는 등 핵융합은 미래 에너지원으로 크게 기대를 모으고 있다. ITER로 대표되는 토카막형 핵융합로는 강력한 자기로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핵융합로 자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구글 자매기업으로 AI 개발사인 딥마인드(DeepMind)가 트레이닝을 거듭한 AI에 의해 토카막형 핵융합로 자기제어를 수행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토카막형 융합로 개발 병목은 제어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제어 소프트웨어는 변화하는 플라즈마를 센서로 읽고 상태를 모델화하고 제어하고 유지하는 게 요구된다. 따라서 제어 소프트웨어 범용성은 낮고 융합로 내 플라즈마 형상을 크게 바꾸고 싶을 때에는 대폭적인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더 다재다능한 제어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AI 기술 응용이 기대되고 있었다. AI가 핵융합로 제어 방법을 배우게 되면 제어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할 때마다 수정하지 않아도 연구자는 다양한 플라즈마 구성으로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딥마인드 연구팀은 스위스연방공대 스위스 플라즈마센터에서 융합 제어 AI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갑자기 진짜 융합로에서 학습을 하는 건 위험하기 때문에 먼저 스위스 플라즈마 센터 융합로를 재현한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시뮬레이터에서 부정확한 결과를 내지 않고 플라즈마를 제어하기 위해 AI를 학습시켰다. 효율적으로 제어 방법을 학습하기 위해 핵융합로 자기를 변화시켜 기대되는 결과를 출력했을 때 보상을 받는 크리틱(Critic)이라는 알고리즘이 AI에 통합됐다.

학습이 끝난 뒤 실제 핵융합로를 먼저 일반 제어 소프트웨어로 고에너지 상태로 가져와 AI에 노 제어를 맡겼다. 그러자 AI가 거의 예상대로 작동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실험에선 에너지를 올려 플라즈마를 안정시킨 뒤 플라즈마 형상을 바꿔 에너지를 낮추는데 성공했다. 또 노 1개 중에서 구조가 다른 플라즈마를 동시에 2개 유지하는 실험도 이뤄졌다.

연구팀은 지금까지와 같이 융합로를 기준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게 아니라 AI에 의해 바람직한 플라즈마를 구축할 수 있는 융합로를 실현하는 소프트웨어 선행 연구를 제안하고 있다. 또 이미 개발된 핵융합로에서도 성능을 최적화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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