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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자사 기술 관련 논문에 긍정적 논조 요구했다

구글이 사내 연구자가 인공지능에 대한 논문 심사에서 논조를 긍정적으로 하도록 요구하고 있던 게 밝혀졌다. 구글 내부 심사를 둘러싸고 논문 내용을 철회하거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팀 리더가 철회를 거부하고 결국 해고되면서 안팎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내부 관계자로부터 얻은 정보에 따르면 구글은 2020년 6월부터 심사를 도입해 지금까지 적어도 3개 사례에서 기술을 부정적으로 취급하는 걸 자제하도록 저자에게 요구했다고 한다.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술 관련 연구 저자는 2020년 여름 연구 내용을 발표하면서 구글 수석 매니저에게 긍정적 논조가 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 논문에선 유튜브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지만 결국 구글 제품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모두 뺐다고 한다.

구글은 기술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연구에 간섭하기 시작했다고 느낀 한 연구자는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적절한 걸 연구하고 또 심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개를 허락하지 않는다면 검열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 것이라는 말로 위기감을 내비쳤다.

연구팀을 이끌었던 팀닛 게브루 박사는 내부 심사에서 논문 철회를 요구 받고 이를 거부했다. 여기에 사내 다양성 문제 등에 대해 동료와 함께 상담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도 문제시되면서 해고됐다. 이에 대해 구글 직원 1,200명 이상이 항의문에 서명하는 등 사내외에서 큰 비판이 일어났고 순다르 피차이 CEO는 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조사를 약속하기도 했다.

구글 사내 심사는 원래 기업 기밀을 외부에 유출하지 않기 위한 체크가 목적이었지만 2020년 6월부터 진행되는 리뷰 대상은 석유산업이나 중국, 이란, 이스라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홈 보안, 보험, 위치 데이터, 종교, 자율주행 차량, 통신, 웹 콘텐츠 추천이나 맞춤 시스템 등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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