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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가 지구를 위협한다

유엔과 영국 WRAP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이 먹지 않고 버리는 음식이 전 세계적으로 2019년 1년간 10.3억 톤에 달한다고 한다. 유통 식량 중 17%를 차지하며 음식 배달 트럭 2,300만 대에 이르는 수준인 것. 음식물 쓰레기로 실은 트럭을 빈틈없이 늘어놓으면 지구를 7바퀴 돌 수준이라고.

폐기가 가장 많은 건 가정 쓰레기다. 전체 중 3분의 2 가까이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많은 건 음식 서비스업 26%, 슈퍼나 소매점 13% 순이다. 참고로 연간 10.3억톤에는 농장이나 공장에서 버려지는 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여기까지 포함하면 17%는 커녕 전체 식량 중 3분의 1이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을 예로 들면 전체 식량 중 40%는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 중량으로 따지면 하루 16.5만 톤 이상이며 전 세계 최대 축구 경기장이 매일 음식물 쓰레기로 메워지는 셈이다. 그렇지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미국인은 8명 중 1명이며 전 세계적으로 8억 2,000만 명이 영양실조로 고생한다. 전체 식량 중에서 3분의 1이 버려지고 있지만 굶주려서 죽는 사람은 전 세계에 8.2억 명에 이른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러니다.

음식이 부패하면 냄새도 대단하지만 메탄가스가 밖으로 나온다. 메탄 온실 효과는 이산화탄소 28배 그러니까 80배에 달한다.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크다. 음식물 쓰레기가 한 국가라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이른다. 음식물 쓰레기는 쓰레기 처리나 식량 비축에 족쇄가 되며 나아가 기후 변화와 자연 생태계 다양성 상실, 오염 처리라는 전 세계 3대 위기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지적이다.

식량 생산에 토지와 물, 비료, 연료, 노력이 필요한 데다 운반과 가공, 냉장, 냉동에도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수확도 3분의 1은 불규칙하거나 너무 유통 기간이 지나면 먹지 않고 하수나 매립지로 직행해야 한다. 온난화를 막으려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게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는 말이 납득이 갈 수 있다.

유엔은 2030년까지 식량 폐기 반감을 목표로 정하고 각국에 협력을 호소하고 있다. 절감 방법으로는 먼저 가난한 국가에 대한 냉장고 기부. 인도에선 냉장고 없는 가정이 전체 중 70%이며 개발도상국 전체 음식물 쓰레기 평균 23%는 냉장 마비가 원인이라고 한다.

둘째는 음식물 쓰레기 재구성. 버몬트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내 지자체가 하는 것처럼 퇴비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비료로 바꿔 농업에 재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미국에서만 연간 950만 톤에 달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감소될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셋째는 유통기한 표시 변경. 예를 들어 미식품의약국 FDA는 식품 업계에 판매 기간(sell by)과 유통 기한(use before)이라는 표시를 유통기한(best by)으로 고치라고 2019년 지도한 바 있다. 기한이 지나도 맛이 떨어질 뿐 먹으면 안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 쪽이 현실적이라는 이유다.

넷째는 요리에 대한 노력. 자르고 남은 당근 꼭지나 양파 껍질을 끓여서 국물로 하는 등 노력을 기울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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