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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게임 일러스트레이터 일을 빼앗고 있다

스테이블 디퓨전과 미드저니가 등장해 이미지 생성 AI에 대한 기대는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현재 윈도 표준 브라우저인 엣지에도 이미지 생성 AI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이런 이미지 생성 AI 활약에 대해 중국 게임 업계에선 일러스트레이터가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22년 달리2가 등장한 이후 미드저니나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이미지 생성 AI가 등장해 사용자는 텍스트로 일러스트를 간단하게 생성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텐센트 같은 주요 게임 기업에서 인디 게임 스튜디오에 이르기까지 중국 게임 업계에선 이미지 생성 AI 사용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게임 업계에서 일하는 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는 게임 비주얼을 1장 그릴 때마다 3,000∼7,000위안 정도 보상을 얻고 있었다고 한다. 그가 만들어온 플레이어를 유치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어필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프로모션용 비주얼은 이미지 생성 AI가 등장할 때까지는 스킬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2023년 2월 이후 이런 비주얼 작성 의뢰가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사자춤을 추는 여성 일러스트 같은 건 일주일에 걸쳐 그렸었지만 이미지 생성 AI가 대두되며 일러스트를 몇 초 만에 작성할 수 있도록 되어 버렸다. 게임 기업은 이미지 생성 AI로 만든 일러스트를 미수정하는 작업을 인간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의뢰하고 보수는 지금까지 맡긴 일러스트 제작 10분의 1 정도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게임 업계에서 일러스트레이터는 캐릭터 디자인이나 배경 제작 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이미지 생성 AI가 출력하는 일러스트 품질이 높기 때문에 중국에선 게임 업계에서 일하는 많은 크리에이터가 언제까지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불안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충칭 독립 게임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한 일러스트레이터는 AI가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며 이 게임 스튜디오에선 중국 주요 게임 개발자용 디자인 제작을 실시하고 있어 일러스트레이터 15명이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던 5명이 2023년 들어 해고됐다고 한다. 해고 이유는 이미지 생성 AI 이용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금까지 10명이 해온 작업을 2명이 해야 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추가 인력 감축이 실시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주요 게임 기업인 텐센트와 넷이즈는 AI를 이용해 게임 개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몇 년간 모색해왔다. 넷이즈가 개발한 배틀로얄 게임(Naraka: Bladepoint)은 2023년 3월 AI를 이용해 아타바용 새로운 스킨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미호요(miHoYo)는 넷이즈와 협력해 형사 고소된 성우 목소리를 AI를 이용해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넷이즈는 게임 내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AI 기반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 AI 모델은 자체 리소스와 라이선스 리소스를 이용해 교육을 받았다. 넷이즈 측은 자사 목표는 재능 있는 아트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가 게임 개발 프로세스 중 자산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뛰어난 도구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 일러스트레이터는 자신의 생계 수단이 갑자기 파괴되어 버렸다며 일러스트레이터 직업을 완전히 포기해버렸다고 말한다. 인간이 지금까지 수십 년에 걸쳐 만들어온 방대한 일러스트 데이터세트로 학습된 AI가 일러스트레이터를 대체하려는 건 비열하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 일러스트레이터는 자신의 일러스트를 이용해 AI를 학습시켜 생상성을 향상시킬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덧붙여 중국 게임 업계에선 이미지 생성 AI를 이용해 인간이 그린 캐릭터 스케치로부터 의복이나 액세서리나 게임에 등장하는 보물 상자나 금화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광둥성에 위치한 대형 게임 기업에서 일하는 한 게임 아티스트는 지금까지 1일 1장면 정도 속도로 그려온 일러스트가 이미지 생성 AI 대두로 하루 40장면 제작까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생성 AI 등장으로 해고를 우려하는 직원이 진지하게 일하게 되면서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AI는 생산성을 높였지만 동시에 자신들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하는 업계 관계자도 있다. 항저우에 위치한 게임 기업 채용 담당자는 중국에서 퍼지는 게임에 대한 규제와 이미지 생성 AI 대두로 일러스트레이터 업무는 70%나 감소했다고 한다. 게임 커뮤니티에선 이미지 생성 AI에 의한 일러스트를 디지털상 시체라고 말하고 인터넷상에서 일러스트를 모아 크리에이터 동의 없이 AI 학습에 이용하는 걸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청두에 위치한 중국 게임 기업인 후안샹스튜디오(Huanxiong Studio)는 게임 개발에 미드저니와 스테이블 디퓨전을 이용한다고 발표한 기업이다. 회사 측은 이미지 생성 AI는 특정 클라이언트 요구를 충족시키는 디자인 일러스트를 만들 수 없었다며 이미지 생성 AI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적어도 자사에선 AI가 인간 노동자를 대체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조지워싱턴대학에서 AI를 연구하고 있는 제프리 딘은 AI 진화로 경쟁이 격화되고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면서 기존 화이트컬러 직업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그는 AI는 아티스트 뿐 아니라 변호사나 글쓰기 서비스 등 많은 일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위기에 처한 게 일러스트레이터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한 독립 게임 개발자는 일러스트레이터가 경험하는 불안은 곧 다른 직업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또 자신 같은 인디 게임 개발자는 일러스트 제작을 아트스튜디오에 외주를 맡기는 게 아니라 이미지 생성 AI를 이용해 비용 절감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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