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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지하철이 온난화발 이상 기후에 대비하는 법

미국 뉴욕주에서 운영하는 MTA(Metropolitan Transportation Authority)에 따르면 인공 홍수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목적은 기후 변화로 인한 폭풍에서 지하철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7년 전 일어난 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도시를 강타했을 때 몇 억 리터에 달하는 물이 지하 터널로 흘러 들어와 손해액은 수십억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이런 피해 재발에 대비해 독자 설계한 게이트와 문을 설치하고 몇 년에 걸쳐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도시 성장에 따라 발달한 뉴욕 지하철은 개발로 인해 이전에는 너무 멀리 있다고 생각했던 곳도 통근 가능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처음 지하철 개통 이후 30년간 사용 인구는 2배 이상 늘었다. 세기 말에는 완전 침수될 위험을 안고 마이애미와 달리 뉴욕에 있는 많은 땅은 비교적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침수로 인해 교통 시스템이 전멸하면 시내를 이동할 방법이 없어 큰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샌디를 통해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지하철이 거대한 하수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뉴욕에선 더 많은 시스템이 지하에 깔려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콜롬비아대학 기후 학자인 클라우스 제이콥(Klaus Jacob)은 샌디 몇 시간 전 엔지니어가 신호기기를 통해 최악의 교통 재해 위기에서 도시를 구했다고 설명한다. 지하철 시스템 대부분은 이후 일주일 가량 중단됐지만 일부 노선은 지금까지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손상 수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뉴욕이 안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지하에 물이 흐르는 입구가 아주 많다는 것이다. MTA는 국립해양대기청 홍수 지도를 이용해 16피트가 높아지면 도시 어느 부분이 침수되는지 여부를 예측하고 지하철 입구와 보도 격자, 맨홀 등 지하로 침수될 가능성이 있는 수천 개 위치를 확인했다.

지하철 입구의 경우 우주 임무를 위해 설계한 기술을 이용하면 비교적 쉽게 폐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지하철 21개 역에는 방벽(Flex-Gates)이 설치되어 있는 상태다. 반면 불쾌한 문제는 20세기 초반 설계한 환기용 격자다. 열차 차압 등에서 터널 내에 신선한 공기를 넣어주는 배기팬 같은 역할을 하는데 폭풍이 치면 빗물을 지하에 세척하는 입구가 되어버린다. 2016년 MTA 보고서에 따르면 로어맨해튼에만 5,600개에 이르는 환기용 격자가 있고 다른 곳에도 수천 개가 존재한다.

샌디 이후 7년째 MTA는 3.500개에 이르는 홍수 포인트에 방어 장치가 설치됐다고 한다. 여기에는 잠수함에서 이용하는 것과 같은 무게 3,000파운드짜리 문 24개, 역 통풍구가 있는 인도 격자 아래에 배치한 2,300개 방수 게이트, 1,700개에 이르는 휴대용 환기구 커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전에는 들어오는 물 무게에 따라 꽝 닫히는 환기 격자 아래에 자동 압축 게이트를 설치했지만 금속 재질 수동 도어로 교체했다고 한다. 이를 적용할 수 없는 장소에는 무게가 있는 유리섬유 보드를 썼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방재기구가 설계대로 작동하면 2050년까지 카테고리2 폭풍에 대한 대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재해는 항상 예기치 못한 것인 만큼 만전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MTA는 시스템 강화를 위해 주요 터널 내에 임시 벽 3개를 설치했다. 가스켓이 고장나도 지하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새로운 예비 장비 확보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런 장비는 값비싸고 구현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또 다른 문제는 폭풍이 실제로 접근하면 직원이 이런 방어벽을 설정하는데 얼마나 걸리냐는 것이다. MTA에 따르면 새로운 홍수 대책은 수동으로 설치해야 하는 임시 터널 벽을 포함해 모든 걸 1시간에 작동시킬 수 있게 설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직원이 이미 요소마다 배치되어 있다는 걸 전제로 한 것이다. 실제로는 직원이 현장까지 나가는 시간은 폭풍 강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샌디가 상륙하기 며칠 전 에보는 도시가 폭풍우의 슴격을 받을지 불확실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결국 MTA의 오랜 노력이 얼마나 결실을 맺을지는 실제로 폭풍이 오는 날까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새로운 방재기구에 투자하고 홍수 테스트를 하는 건 허리케인 샌디의 교훈을 낭비하지 말라는 생각이 자리잡은 결과다.

해마다 대형 폭풍 발생률을 증가한다. 허리케인 샌디에서 7년 후 뉴욕이 몇 년에 걸쳐 대책을 실시하고도 여전히 문제가 발견된 걸 감안하면 이 같은 문제는 우리에게도 기후 변화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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