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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바꿀 ‘음악의 미래’

MIT미디어랩 강사이자 영국왕립음악원 객원 교수로 활동하는 작곡가 토드 마코바는 로봇이 등장하는 오페라를 다루는 등 기술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이런 그가 기술이 음악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에 대해 밝혀 눈길을 끈다.

음악은 오랫동안 악기와 노래 연주를 듣는 것이었다. 하지만 1877년 에디슨이 처음으로 축음기를 발명하면서 이를 계기로 과거에 녹음된 음악을 재생해서 듣는다는 새로운 개념이 탄생했다. 카모바는 녹음 개념 탄생 이후의 사건으로 지적하는 건 인터넷 보급이다.

인터넷이 등장해 음악 LP판이나 CD 같은 물리적 매체에 의존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로 사실상 무한 복제해 재생하는 게 가능하게 됐다. 이런 환경 변화에 따라 음악은 점점 익숙한 게 됐지만 다른 한편으론 신선미 없는 음악이 범람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현재의 슈퍼마켓 같은 음악은 엘리베이터에서 흘러가는 것 같다는 것에 빗대 엘리베이터 음악이라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마코바는 살아있는 음악이 탄생하는 장소로 주목하는 게 스트리밍이다. 스트리밍 편재와 유동성이야말로 정말 새로운 걸 만들 열쇠라는 지적이다. 인터넷 환경만 있으면 어디에 있어도 동적인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의 가능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마코바가 이렇게 스트리밍을 고집하는 건 녹음된 음악은 정적인 기록일 뿐이라는 생각이 배경에 있다. 이 아이디어를 어떤 의미에서 가장 날카롭게 잘라낸 음악이 존 케이지(John Cage)의 4분 33초다. 어떤 악기를 연주하지 않고 연주 회장 내외의 다양한 잡음을 듣는 걸 콘셉트로 삼은 이 곡은 케이지가 제창하는 우연성 음악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마코바는 1970년대 비틀즈가 활동을 멈췄을 때 프로듀서 조지 마틴은 지금까지 발표한 곡 전체를 다시 녹음하고 싶다고 토로했다는 일화를 인용하며 마스터링한 음악은 작품의 극히 일부 밖에 표현하지 않고 아티스트가 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마코바는 녹음한 음악 대신 등장할 미래 음악에 들어 있는 요소가 진화하는 음악이라고 말한다. 기존 팝송은 많으면 수천 가지 이상 다른 사운드를 함께 담지만 녹음한 무수한 사운드는 믹스다운하는 공정에서 적은 트랙 수로 추진해 1곡으로 편집한다.

반면 진화하는 음악은 클라우드로 연결한 앱이나 소프트웨어에서 누구나 쉽게 믹싱과 새로운 사운드를 추가로 합성할 수 있는 상태로 제공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앱에 의한 음악 전달은 양방향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청취자와 다른 아티스트가 원하는 만큼 리믹스 커버 협업을 할 수 있다. 작곡자가 청취자가 공동으로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음악이 무한 진화할 가능성을 지닌 이 틀을 마코바는 절차적 생성 콘텐츠라고 표현한다.

마코바는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Glenn Herbert Gould)의 최상의 세계의 예술에서 청중이야말로 예술가이며 그들의 인생도 예술이라는 말을 인용해 음악의 미래상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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