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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술 기업의 소셜미디어 악용 차단 선언

지난 3월 15일 발생한 뉴질랜드 남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벌어진 사원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테러리스트와 극단적 콘텐츠를 소셜미디어에서 배제하자는 크라이스트처치 선언(Christchurch Call)이 지난 5월 15일 파리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채택됐다. 각국 정상은 물론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주요 기술 기업이 선언에 동참했고 민관이 협력해 인터넷에서 테러를 배제하겠다고 밝힌 것.

3월 15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테러는 이슬람 사원 2곳을 표적으로 삼았다. 무려 50명이 사망한 이 테러에 대한 자초지종이 페이스북으로 생방송되면서 테러에 의한 소셜미디어 남용이라는 비판이 일어나기도 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성언은 테러리스트와 극단적 글 확산을 저지하고 위험한 게시물은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삭제한다는 것. 그리고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 집단에 맞서 관련 법률 정비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국제회의에선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공동 의장을 맡았다. 아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끔찍한 테러 공격을 받은 후 국가와 기술 기업이 협력해 행동 계획을 책정하고 궁극적으론 지역 사회를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해 구축한 새로운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다짐하게 됐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구글, 유튜브, 아마존, 데일리모션 등 기술 기업도 이번 회의에 참석해 크라이스트처치 선언에 합의했다. 페이스북은 합의 체결 전날 라이브 스트리밍에 관한 규칙을 더 엄격하게 하고 위반하면 1번 만에 동결해버리는 원스트라이크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측은 마크 주커버그 CEO가 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아던 총리와 수차례에 걸쳐 면밀하게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기술 기업은 서비스 이용 약관을 강화하고 라이브 스트리밍에 대환 새로운 보호 방법을 도입하는 한편 기술과 인적 관리 강화, 투명한 보고서 발행 연구 개발, 위기 프로토콜 설정, 편견과 증오에 대한 교육 등 현실적인 9단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선언은 테러와 폭력적인 극단주의자 콘텐츠가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한 것이며 내용은 각사가 진행하던 사업을 기본으로 삼았다.

크라이스트처치 선언에 합의한 국가는 뉴질랜드와 프랑스, 호주,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인도, 아일랜드, 인도네시아, 일본, 요르단,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네갈,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17개국과 유럽위원회다. 미국은 전반적 목표는 지지하지만 현재까지는 이 선언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백악관은 미국은 온라인에 있는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자의 폭력적 콘텐츠를 비판하며 국제사회와 맞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로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들며 테러리스트보다 신뢰성 있는 다른 메시지를 보내는 게 테러리스트 메시지 파급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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