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규제 당국이 메타의 강제 개인 정보 수집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메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선 말하자면 타깃 광고와 교환해 개인 정보를 내보내는 게 참여 조건이 되고 있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개인 정보 보호를 둘러싸고 EU 규제 당국이 메타가 이런 조건을 지정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 이 결정은 소셜미디어의 가장 큰 주자인 메타 비즈니스 모델 근간을 뒤흔들 수 있으며 인터넷을 지원하는 재정 기반조차 뒤집을 수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로그인할 때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을 검토한 뒤 SNS가 광고 목적으로 디지털 정보를 모니터링하는데 동의해야 한다. 동의하지 않는 계정은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유럽 각국 규제 당국으로 이뤄진 유럽데이터보호회의 EDPB는 12월 5일 발표한 결정에선 이런 강제적 동의가 일반데이터보호규칙 GDPR을 위반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EDPB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에서 데이터 수집 합법성에 대한 구속력있는 결정에 이르렀다고 밝혔지만 결정 내용까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결정 영향을 받는 건 소셜미디어 거대 주자인 메타만은 아니다. 타깃 광고를 제공하는 기업은 모두 유사 방식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 인터넷 다른 위치에서 얻은 데이터가 SNS 광고에 사용되는 걸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기업 자체 네트워크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까지 제한하려 한다. 온라인 프라이버시 취급 방법을 크게 바꾸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U 규제 당국 결정이 만일 승인되면 유럽에서 메타 수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한편 메타 입장에서도 비즈니스를 지키기 위해 단호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결정으로 메타가 지금 당장 대응 변경을 강요당하는 건 아니다. 이 결정을 받은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가 한 달 이내에 특별 명령을 내리게 되고 이에 상당한 벌금도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한편 메타도 이번 결정에 대해 항소할 것으로 보이며 싸움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지금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이번 결정이 확정되는 대로 메타와 자회사는 사용자에게 적절한 동의를 얻는 게 아니면 개인 정보를 가득 채운 뒤 광고라는 형태로 바꾸는 업태는 취할 수 없게 될지 모른다. 온라인 추적을 허용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면 사용자는 대부분 아니요라고 말한다. 애플은 2021년 앱에서 사용자를 추적할 때 사전에 허가를 요청하는 걸 의무화한다는 개인 정보 보호 설정을 발표했다. 대다수 사용자는 앱에 추적하지 말 걸 요구하는 옵션을 선택한다. 이런 이유로 메타 비즈니스는 급강하했다. 메타는 애플 개인 정보 보호 설정이 바뀐 것만으로도 100억 달러 손실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번 EU 결정은 메타에 재정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지만 메타 주가는 올해 이미 크게 하락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결정이 주는 심각성은 메타에만 머물지 않는다. 구글과 틱톡 같은 대기업부터 더 작은 기업까지 대부분 유사한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EU 결정이 유럽에서 어느 정도까지 적용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온라인 비즈니스 근간이 되는 모델 중 하나가 붕괴될 가능성도 있다.
기술 업계에선 무수한 기업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타깃 광고를 하는 것보다 더 뛰어난 수익 방법을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 정보를 이용하지 않아도 컨텍스트 광고 그러니까 사용자가 보고 있는 콘텐츠에 근거한 광고를 나타낼 수도 있다. 하지만 컨텍스트 광고는 개인 정보 기반 맞춤 설정 광고보다 저렴해 광고에 의존하는 기업에게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
EU 결정은 EU권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개인 정보에 관해선 각국 정부 의견을 최종적으로 바꿀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도 개인 정보 관련 법률은 비즈니스에서 데이터 처리가 번잡해지는 방향으로 통과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타깃 광고를 축소시키는 정책이 이 정도 큰 기관 수준에서 결정된 건 처음이다.
미국에서도 전 세계에서도 GDPR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한 견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같은 엄격한 법해석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