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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건강 식재료 모두 생산 가능한 국가는 단 1곳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세계 식료 공급망을 위협하는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자국만으로 식료를 자급자족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독일과 영국 연구팀이 각국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에 필요한 식료를 얼마나 자국 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각국 식료 자급률에 관한 많은 연구에서는 연구 시점 소비 패턴에 기반한 칼로리 자급률을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괴팅겐대학교와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연구팀은 칼로리 뿐 아니라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에 초점을 맞춰 자급률 동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평가하기 위해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이 책정한 리브웰 다이어트를 구성하는 식품군을 조사했다. WWF 리브웰 다이어트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과일·채소·콩류·전곡류 등 식물성 식품에 중점을 두고 육류·유제품·달걀 섭취량을 절제할 걸 제창하고 있다. WWF는 리브웰 다이어트를 실현해 지방·염분·당분 등 섭취를 절제해 건강을 개선하면서 기후와 자연에 대한 악영향을 경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팀은 리브웰 다이어트를 구성하는 과일, 채소, 유제품, 어류, 육류, 콩류·견과류·종자류, 전분질 주식 7개 식품군에 대해 각국 자급률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리브웰 다이어트에 필요불가결한 7개 식품군 모두를 국내에서 자급할 수 있는 국가는 전 세계 186개국 중 단 1개국인 것으로 판명됐다.

7개 식품군을 자급할 수 있었던 유일한 국가는 남아메리카 북동부에 위치한 가이아나였으며 6개 식품군에서 자급을 달성한 중국과 베트남이 뒤를 이었다. 5개 이상 식품군에서 자급자족을 달성한 국가는 7분의 1에 그쳤으며 3분의 1 이상 국가는 2개 이하 식품군밖에 자급하지 못했다.

저조한 자급률은 카리브해 제국·서아프리카·중동 제국에서 현저했으며 그 중에서도 아프가니스탄·아랍에미리트·이라크·카타르·예멘·마카오는 어떤 식품군도 자급하지 못했다고 보고됐다.

위부터 순서대로 과일, 채소, 유제품, 어류, 육류, 콩류·견과류·종자류, 전분질 주식 자급률을 국가별로 보면 과일 자급을 달성한 국가는 47%, 채소는 24%, 유제품은 44%, 어류는 25%, 육류는 65%, 콩류·견과류·종자류는 46%, 전분질 주식은 45%였다.

전체적으로 채소 자급률이 낮고 육류 자급률이 높은데 이는 리브웰 다이어트에서 채소 등 식물성 식품이 중시되고 육류 소비량이 억제되는 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국은 식료 부족을 보완해 국민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무역을 하고 있지만 많은 국가가 수입 식품 절반 이상을 단일 무역 상대국에 의존하고 있어 시장 쇼크 영향을 받기 쉬운 상황에 있다고 한다. 따라서 연구팀은 국가나 지역 간 다양한 무역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팀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에는 국제적인 식료 무역과 협력이 필요불가결하다며 하지만 단일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으면 해당 국가는 취약한 입장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중보건을 확보하려면 회복력 있는 식료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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