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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쿡, 기기 내 사용자 연령 확인 의무화 법안 거부 요구

애플이 아이폰 사용자에 대한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는 미국 텍사스주 법안에 대항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팀쿡 CEO가 텍사스주 그렉 애벗 주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법안 수정 혹은 거부권 발동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텍사스주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이른바 앱스토어 책임법을 제정하려고 한다. 유사한 법안이 최소 9개 주에서 제안되고 있으며 유타주에서는 이미 가결됐지만 텍사스주 법안은 다른 주와 비교해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앱스토어 책임법을 추진하는 건 정부기관만이 아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소셜미디어 기업인 스냅, 엑스와 함께 로비 활동을 벌이며 모바일 사용자 연령 제한은 개별 앱이 아닌 앱스토어가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애플과 구글은 앱스토어 측에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구글은 메타와 기타 기업이 아동 안전을 지키는 책임을 앱스토어에 떠넘기려고 각종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앱스토어가 연령 확인을 하게 되면 다양한 위험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텍사스주에서도 앱스토어에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심의되고 있다. 텍사스주 의회에서는 다수결로 가결됐지만 애벗 주지사는 이 법안에 서명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명언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 팀쿡 CEO가 5월 셋째 주에 애벗 주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법안 수정 혹은 거부권 발동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팀쿡 CEO와 애벗 주지사간 대화는 우호적이었으며 애플이 법안 저지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가 드러났다.

법안 성립까지 몇 주 동안 애플은 의원에게 압력을 가하기 위해 많은 로비스트를 고용한 것도 밝혀졌다. 애플이 자금을 지원하는 이익단체는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을 겨냥해 이 법안이 성인물 사이트가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구글도 이 이익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며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텍사스주 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애플은 6명, 구글은 7명까지 로비스트를 텍사스주에서 고용하고 있지만 메타는 13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한다.

텍사스주 법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공화당이 의회를 이끄는 인구 2위 주에서 법안이 가결된 것으로 미국 전역에서 유사한 법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 법안이 도입되면 애플과 구글뿐 아니라 일부 앱 제조사에게 새로운 비용을 부담시킬 가능성이 있다.

앱스토어 책임법 지지자는 법안은 부모가 자녀 스마트폰 사용을 더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애초에 아동이 앱 이용약관에 동의하는 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반면 앱스토어 책임법 반대자들은 내용이 논란이 없는 많은 앱에 대해서도 비용을 부과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또 구글 측 의견과 마찬가지로 앱스토어 책임법은 메타 등의 앱이 온라인상에서의 안전성에 관한 책임을 타인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애플 측은 애플이 아동 온라인상 안전성을 강화하고 싶어하지만 텍사스주 법안은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법안이 성립되면 앱 마켓플레이스는 날씨예보나 스포츠 점수 정보만 제공하는 앱이라도 앱을 다운로드하고 싶어하는 모든 텍사스 주민 개인 식별 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하는 게 의무화된다고 말했다.

한편 메타는 앱스토어 레벨에서 연령 확인이 이뤄지게 되면 아동이 접근하는 모든 앱이 아닌 한 곳에서 통합적으로 아동의 연령을 확인하는 게 더 간단하고 프라이버시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애벗 주지사 대변인은 텍사스주 아동 안전과 온라인 프라이버시는 애벗 주지사에게 계속해서 최우선 사항이라며 주지사는 제출된 다른 법안과 마찬가지로 이 법안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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