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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아마존·구글 ‘2세대 스마트글라스’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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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레이저를 쏴서 안구 안쪽 망막에 직접 영상을 비출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 글라스 반트(Vaunt)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반트가 눈길을 끄는 건 이제까지 나온 스마트 글라스, 예를 들어 구글의 구글글라스(Google Glass)나 스냅이 선보인 스펙타클(Spectacles) 같은 안경 형태를 취한 웨어러블 기기보다 훨씬 일반 안경에 가깝고 자연스러운 착용감이나 모양새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반트를 보면 실제로 평범한 안경으로 보일 뿐이다. 인텔 내부에서 반트의 개발코드명은 슈퍼라이트(Superlite)라고 한다. 그만큼 안경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장착, 위화함을 덜어주고 철저하게 가벼움을 추구하고 있다. 프로토타입 내부에 들어간 장치 무게는 불과 33g일 뿐이다. 안경 전체 무게를 따져도 50g 이하라고 한다. 반트는 이런 장점을 앞세워 스마트 안경이라는 점을 외형만 봐선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다.

또 다른 특징은 안경 오른쪽 동글에 VCSEL(Vertical-Cavity Surface-Emitting Lazer)이라고 불리는 레이저를 통한 영상 출력을 해준다는 것. 덕분에 반트를 착용하면 보이는 시야 오른쪽 아래로 해상도 400×150짜리 작은 화면이 나오면서 빨간색 문자나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 공간을 통해 내비게이션을 통한 안내 정보를 표시할 수도 있다. 반트는 클래스1 수준 저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이 같은 영상을 렌즈 표면에 반사하고 안구에 위치한 망막 뒤쪽에 직접 결상해주는 방식을 취한다. 클래스1이라고 하면 가장 낮은 출력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없다.

동글 쪽에 위치한 장치에는 시력교정용 안경에 반트를 내장할 수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망막 뒤에 직접 비춰주는 방식으로 시력이 좋거나 나쁘거나 관계없이 선명한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 반트는 이런 구조 덕에 시선을 돌리기만 해도 작은 화면 자체가 시야에서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앞쪽을 그냥 볼 때에는 반트의 존재를 전혀 의식할 필요 없다가 필요할 때에만 화면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반트의 또 다른 특징은 구글글라스 같은 제품의 경우 안경 표면을 터치, 만지는 식으로 조작을 해야 했지만 블루투스로 연동한 스마트폰 같은 외부 기기를 통해 정보를 받아 표시하는 방식이며 시선 조작을 통해 시야에서 화면, 기능을 켜거나 끌 수 있는 보조디스플레이라는 데에 있다.

인텔이 공개한 반트 프로토타입에는 나침반을 내장했고 머리 움직임에 따라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향후 스피커나 마이크 같은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반트를 사용한다면 먼저 동공간 거리를 측정한다. 마치 시력 교정용 안경을 이용할 때와 마찬가지다. 이를 통한 측정 정보를 반트에 송신하면 사용자에 맞는 화면 조정을 할 수 있다.

이 제품을 개발 중인 인텔 NDG(Intel New Devices Group) 측은 요리 중에 알렉사를 통해 레시피를 보여 달라고 하면 반트를 통해 방법을 표시해주는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까지 나온 스마트글라스가 계속 정보를 보여주는 반면 반트는 필요할 때에만 정보를 보여줄 수 있고 인공지능을 접목해 시야에 필요할 때 정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번거로움이나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슈퍼마켓에서 쇼핑을 하던 중이라도 스마트폰을 따로 뒤질 필요가 없이 쇼핑 정보를 곧바로 시야에 보이도록 하는 등 증강현실(AR)을 어디서나 접목하는 현실적 접근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인텔은 반트를 직접 판매하는 방식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직접 판매보다는 타사를 통한 판매를 하겠다는 것이다. 또 반트 단말이나 SDK 등에 대한 개발자 키트로 제공할 예정.

반트는 연속사용시간 18시간을 쓸 수 있을 만큼 저전력을 통한 절전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18시간 연속 사용을 한다면 자는 도중 충전을 하면 하루 종일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인텔은 구글이나 스냅이 선보였던 스마트글라스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통해 스마트글라스 2세대 실현을 기대하는 모델을 내놨다고 할 수 있다.
인텔 외에도 지난해에는 아마존이 스마트글라스 개발을 개발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물론 핵심은 자사의 핵심 인프라 격인 음성인식 AI 알렉사(Alexa)를 탑재한다는 것. 아마존 스마트글라스는 음성으로 제어하는 걸 기본으로 삼고 블루투스 등을 통해 스마트폰과 무선 연동한다는 점은 반트와 같다. 스마트폰과 무선 연동해 골전도 기술을 통해 이어폰 같은 게 없어도 알렉사의 음성을 듣는 구조가 다를 뿐이다. 또 아마존이 개발 중인 제품 역시 반트와 마찬가지로 일반 안경과 비슷할 것이라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제품은 구글글라스 같은 제품처럼 카메라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디스플레이 기능을 탑재하지 않다는 건 반트와도 다른 것이다. 개인 프라이버시에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빼고 음성 제어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 또 다른 장점은 카메라나 디스플레이처럼 전력 소비의 주범이 사라지는 만큼 배터리 연속사용시간은 획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접근으로 아마존이 스마트글라스를 만든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나 구글글라스, 인텔의 반트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또 스마트글라스의 원조 격인 구글글라스 역시 2년간 마치 프로젝트가 끝난 것처럼 보이다가 지난해 새로운 형태로 재등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갑자기 마이글라스(MyGlass) 앱 업데이트를 선보이더니 구글 익스플로러 에디션(Glass Explorer Edition)용 펌웨어 업데이트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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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표한 건 구글 엔터프라이즈 에디션(Glass Enterprise Edition) 그러니까 기업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기업 내에서 직원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항공기를 제작하는 곳이라면 유지 보수나 조립 등을 위한 중요한 정보를 눈앞에 표시할 수 있다. 실제로 항공기 엔진 제조사인 GE(GE Aviation)의 경우 이런 직원이 스마트글라스를 이용해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스마트글라스를 업무에 적용하면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인 만큼 작업 효율을 최소한 8∼12% 가량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당연히 제작이나 작업할 때 오류도 줄일 수 있다. 농업용 기계 제조사인 AGCO의 경우에는 기기 생산 시간은 25%, 검사 시간은 30%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글라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은 카메라의 경우 기존 500만 화소에서 800만 화소로 성능을 끌어올렸고 배터리 연속 사용시간도 반트에는 못 미치지만 8시간까지 늘렸다고 한다.

이렇게 실패한 듯 보였던 스마트글라스를 되살리려는 시도가 인텔이나 구글, 아마존 등을 통해 재시도되고 있다. 이런 만큼 조만간 1세대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현실적인 스마트글라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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