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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정보 드러난 아마존 위성 인터넷망 카이퍼

아마존이 2019년 발표하고 2025년 4월에 첫 양산형 인공위성을 발사하면서 본격 가동을 시작한 인공위성 인터넷망 카이퍼(Kuiper)에 대한 상세 정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카이퍼용 인공위성 27기가 발사되면서 아마존 첫 인공위성 인터넷망 실용 시험이 시작됐다. 아마존은 이들 위성에 대해 많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발사 당시에도 아마존은 보통 첩보 위성에만 허용되는 수준 기밀 유지를 요구했으며 발사를 담당한 로켓 제조업체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는 발사 몇 분 뒤 미션 라이브 영상 중계를 종료했다. 아마존은 인공위성 사진이나 일러스트도 거의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는 다른 유럽 및 미국 기업 관행에 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위성 기본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영상은 공개됐다. ULA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카이퍼 위성은 사다리꼴 형태이며 태양 전지 어레이를 접은 채 발사되는 구조로 원웹(OneWeb) 위성과 유사하다. 이는 스페이스X 팔콘 9 로켓 내에서 하나하나 겹쳐 쌓을 수 있도록 평평하게 설계된 스타링크 인공위성과는 크게 다르다.

인공위성 인터넷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스타링크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보도에선 스페이스X와 카이퍼 간에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카이퍼 프로젝트 책임자인 라지브 바디얄은 2018년까지 스페이스X에서 위성 부문 부사장을 맡았던 인물로 카이퍼가 공식 발표되기 전 해에 기술 부문 부사장으로 아마존에 합류했다. 이로 인해 설계 철학에 일부 공통점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술적으로는 차이점도 존재한다. 스타링크와 카이퍼는 모두 레이저 기반 위성 간 링크를 사용해 인터넷 신호를 노드 간 네트워크로 중계하지만 스타링크는 Ku밴드라는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반면 카이퍼는 Ka밴드를 사용한다. 또 스타링크 위성은 부품 수가 적어 스페이스X 로켓에 최적화된 대량 운송이 가능하지만 아마존은 보다 정통적인 설계를 채택해 다양한 로켓에 실을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궤도상에서 위성을 빠르게 분산시키는 데에도 적합한 구조다.

ULA가 발표한 또 다른 정보는 카이퍼 위성 질량 추정에 도움이 된다. 카이퍼가 이번에 발사한 위성 27기는 ULA 아틀라스 V 로켓 역사상 가장 무거운 탑재물이었으며 ULA에 따르면 이 로켓이 궤도에 보낸 전체 탑재 중량은 15.4톤에 달했다. 이 수치를 고려하면 카이퍼 위성 1기 질량은 537~571kg으로 추정된다. 이는 스타링크 위성(V2 Mini Optimized) 추정 질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마존은 앞으로 수년간 인공위성 수천 기를 추가로 발사할 계획이다. 준비가 완료되면 1세대 카이퍼 위성군은 3,232기로 구성되며 고도 640km 이하를 가로지르며 운행하는 98개 궤도면을 형성하게 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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