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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뇌세포 사용한 세계 첫 상용 바이오컴퓨터

호주 스타트업 코티컬랩스(Cortical Labs)가 세계 첫 상용 바이오컴퓨터인 CL1을 발표했다. 배양한 인간 뇌신경세포를 실리콘 칩에 연결해 AI를 비롯한 신경망을 통한 계산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티컬랩스가 추진하고 있는 건 최소 실행 가능 뇌(Minimal Viable Brain) 개발. 이는 인간 신경세포를 최소한으로 사용해 바이오엔지니어링에 응용하는 개념이다.

코티컬랩스는 2022년 인간 신경세포를 사용해 비디오 게임 퐁(Pong)을 플레이하는 디시브레인(DishBrain)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CL1은 상용으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간 뇌신경세포를 사용한 합성생물학적 지능(Synthetic Biological Intelligence, SBI)이다. 혈액 샘플에서 만들어진 유도다능성 줄기세포 그러니까 iPS 세포에서 배양된 신경세포를 실리콘 칩 위에 배치하고 신경망을 형성하는 게 특징이며 외부 컴퓨터 없이 작동하는 첫 생체 뉴런 시스템이 된다.

본체는 신발 상자보다 조금 큰 정도 상자 형태다. 랙 하에 30개 단위로 서버 유닛을 형성할 수 있으며 전력 소비는 랙 전체로도 850~1000W로 억제된다고 한다. 가격은 1유닛당 3만 5,000달러부터다.

또 원격으로 접근 가능한 WaaS(Wetware-as-a-Service) 플랫폼을 통한 클라우드 연결도 가능하며 2025년 말까지 서버 스택 4개를 상용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가동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실제로 물리적인 디바이스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클라우드를 통해 생물학적 신경망에 접근하는 게 가능해진다. 전면 패널에는 소형 디스플레이가 있어 시스템 상태나 측정값을 표시한다.

케이스에는 투명 커버가 있어 내부 시스템을 볼 수 있다. 안에 있는 생명 유지 시스템은 폐기물 여과나 배지 저장,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펌프와 온도 제어 장치로 이뤄져 있다.

CL1 메인이 되는 신경세포 플랫폼에서는 배양된 신경세포 수십만 개가 금속과 유리로 구성된 전극 위에 배치되고 59개 전극을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코티컬랩스에 따르면 뉴런 네트워크 규모는 개미와 바퀴벌레 뇌 사이라고 한다.

CL1은 무작위 또는 패턴화된 정보를 전극을 통해 신경세포에 제공한다. 잘못된 반응에는 무작위 전기 신호가, 올바른 반응에는 패턴화된 전기 신호가 보내지는 방식으로 신경세포는 올바른 응답을 학습하는 구조다.

신경세포는 에너지 효율이 좋은, 예측 가능한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네트워크를 적용시키고 동시에 무작위하고 무질서한 전기 신호를 발생시키는 행동은 피하게 된다.

CL1이 기존 AI 시스템과 크게 다른 점은 에너지 효율. 또한, 기존 AI 시스템은 대량 데이터에서 학습할 필요가 있지만 CL1과 같은 바이오컴퓨팅 시스템은 소량 데이터에서 복잡한 판단을 내리는 능력을 가추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인간이나 쥐, 고양이, 새 등이 소량 데이터에서 추론할 수 있는 능력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코티컬랩스 측은 자사는 CL1을 실제로는 동물이나 인간과는 다른 일종의 생명 형태로 보고 있으며 지능에 대한 기계적·공학적 접근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능 기반인 신경세포를 새로운 방법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작은 인간이나 고양이, 쥐를 접시 위에서 만들 필요는 없다며 이산적인 신경세포 시스템을 구축하고 목적에 따라 사용할 수 있으며 의식과 같은 특성을 갖지 않으며 이를 테스트하고 평가할 수 있고 위험이 있다면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티컬랩스 측은 자사 장기적인 미션은 최소 실행 가능 뇌를 민주화하고 전문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없이 연구자가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며 CL1은 이런 미션 실현으로 전 세계 수백만 명에 이르는 연구자와 혁신가가 CL1이 가진 가능성으로 현실에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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