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페이스북이 꿈꾸는 현실판 레디플레이어원

페이스북이 매년 개최하는 오큘러스 커넥트 6(Oculus Connect 6) 발표회에서 가상현실 공간에서 좋아하는 것이라면 뭐든 할 수 있는 현실판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느낌을 주는 호라이즌(Horizon)을 발표했다.

호라이즌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게임을 만들어서 놀거나 움직이는 아바타로 된 친구와 소셜 교류를 나눌 수도 있다. 앞서 언급했듯 페이스북과 오큘러스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한 소셜가 어니스트 클라인의 작품인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은 듯하다. 물론 호라이즌은 영화처럼 사실적인 세계가 아닌 가상현실로 이뤄진 카툰 세상이라는 점이 다르다.

플레이어는 바지와 신발을 선택하는 등 아바타는 자신에 맞게 최적화한 다음 마을 광장 같은 장소에서 교류를 하며 가상 포털을 통해 워프(이동), 다른 사용자가 만든 세상을 방문하거나 처음부터 페이스북이 개발한 독 파이팅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같은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사용자는 코딩 지식이 필요 없는 도구를 이용해 직접 게임을 만들거나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플레이어 자신이 창조한 세계에 오는 사용자에게 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게임 등 수가 늘어나면 페이스북은 이 경험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상당히 야심찬 것이다. 물론 대중적인 성공을 할 만한 킬러앱이 있을지 어떨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물론 중요한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아바타에 하반신이 없다는 건 어쨌거나 이상하다는 것 정도다.

호라이즌은 2020년 쯤 등장할 예정이다. 오큘러스 퀘스트나 리프트 같은 가상현실 헤드셋을 보유한 사용자는 베타 버전을 이용해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다른 플레이어는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페이스북은 10월 25일 페이스북 스페이스(Facebook Space)와 오큘러스 룸스 VR(Oculus Rooms VR) 등 소셜네트워크를 폐쇄한다는 점에서 결국 모든 오큘러스 사용자에게 호라이즌을 열지 않을까 예상되고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또 전 세계를 3D 지도화하는 프로젝트인 라이브맵스(LiveMaps)도 발표했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이 진행했던 건 증강현실 안경을 착용하고 3D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와 똑같은 풍경이 눈앞에 재현되며 여기에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는 구조다.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뭔가를 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라이브맵스는 현실 세계를 꼭 닮은 3D 영상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다. 또 다른 현실 세계를 만들려는 것.

3D로 재현한 세계에선 자유롭게 돌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에 발표한 3D 모델은 공중 이미지 데이터를 이용한 것이지만 미래에는 전 세계 각국 사용자가 가져온 사진 등 정보를 바탕으로 3D지도를 충실하게 만들려는 계획이다. 멀리 떨어진 사용자를 홀로그램으로 표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하거나 살고 있는 장소에 관계없이 원하는 일을 익히는데 도움을 주고 경제 지원 측면에서 활용하는 것 등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한편 오큘러스는 손 추적 기능을 탑재한 오큘러스 퀘스트(Oculus Quest)도 발표했다. 또 오큘러스 퀘스트에서 오큘러스 리프트용 고품질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기능인 오큘러스 링크(Oculus Link)를 11월 중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말은 가상현실 지원 PC와 오큘러스 리프트를 USB 타입C 단자로 연결하면 오큘러스 퀘스트가 오큘러스 리프트를 대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큘러스 리프트 전용이던 하이엔드 게임이나 가상현실 영상을 오큘러스 퀘스트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오큘러스는 3가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케이블 없이 머리 움직임과 위치를 가상현실에 반영할 수 있는 독립형인 퀘스트, PC와 케이블 연결형인 리프트S, 엔터테인먼트용으로 머리 움직임만 반영하는 독립형인 고(GO)가 그것이다.

오큘러스 리프트S는 PC 내 CPU와 GPU를 이용해 고급 콘텐츠를 표시한다. 이에 비해 오큘러스 퀘스트는 헤드셋 내에 내장한 프로세서로 처리를 하는 탓에 볼 수 있는 콘텐츠 품질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오큘러스 링크로 PC와 연결하면 PC 처리 능력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오큘러스 리프트S가 필요로 하는 가상현실 지원 PC는 고사양이다. 엔비디아 GTX 1050Ti나 AMD 라데온 RX 470 이상 그래픽카드가 필요하고 인텔 i3-6100이나 AMD 라이젠3 1200 FX4350 이상 CPU 그리고 메모리 8GB, 디스플레이포트 1.2와 미니디스플레이포트, USB 3.0 단자 1개를 갖춘 윈도10 PC가 필요한 것. 이런 PC에 오큘러스 퀘스트를 연결해 링크 기능을 활용하면 리프트 전용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퀘스트용 타이틀은 현재 109개이며 리프트용은 875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