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환 기자
위스키는 곡물을 알코올 발효시켜 증류하고 나무통에서 여러 해에 걸쳐 숙성시켜 만드는 증류주로 사용하는 원료와 산지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최근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기구 산하 공정기술·포장연구소(IVV) 연구팀이 AI를 통해 스카치위스키와 아메리칸위스키를 식별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위스키 향은 오렌지, 배, 라벤더, 다크초콜릿, 바닐라, 캐러멜, 아몬드, 건초, 피트 등 다양한 단어로 표현되는 복잡한 것이다. 이런 향은 다양한 화학물질 혼합물에 의해 만들어지며 입과 코 안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에 의해서도 변화한다.
훈련받은 전문가는 이런 위스키 향을 적절히 평가하고 위스키 맛을 평가할 수 있지만 훈련이 힘들고 주관적인 평가도 들어가기 때문에 편차가 조금 있다. 이에 IVV 연구팀은 AI 알고리즘을 훈련시켜 위스키 향을 평가하고 산지를 식별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먼저 연구팀은 9종류 스카치위스키와 7종류 아메리칸위스키를 대상으로 분자에서 향을 예측하는 선형분류 알고리즘인 OWSum(Olfactory Weighted Sum)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실험에서는 위스키 샘플에서 인간이 보고한 상위 5개 향 설명자를 사용했고 OWSum은 94% 정확도로 스카치위스키와 아메리칸위스키를 구별할 수 있었다. 더구나 위스키에 포함된 분자 데이터를 사용하면 둘간 식별 정확도는 100%로 향상됐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멘톨과 시트로넬롤 같은 화합물은 카라멜 같은 향을 만들어내며 아메리칸위스키 예측 인자가 됐다. 반면 데칸산메틸과 헵탄산(에난트산) 같은 스모키하거나 약품 냄새 원인이 되는 화합물은 스카치위스키 예측 인자였다고 한다.
더불어 위스키에 포함된 화합물을 바탕으로 인간이 평가한 상위 5개 향 설명자를 예측할 수 있는지 조사했는데 OWSum과 뉴럴네트워크는 인간 위스키 전문가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참고로 이번에 실시된 두 AI 모델 테스트에서는 분자 농도를 고려하지 않았고 분자 유무만이 고려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AI가 지닌 훌륭한 점은 일관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 일관성은 훈련받은 전문가에게도 있지만 인간 코를 AI로 대체하는 게 아니라 효율성과 일관성을 통해 인간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관여하지 않은 한 연구자는 AI가 위스키 향을 인간보다 안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위스키 브랜드가 일관된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연구에는 소수 위스키만 포함되어 있어 AI가 더 많은 위스키를 식별하는 경우 얼마나 잘 작동할지 그리고 숙성과 함께 생기는 향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이석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