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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엔진은 누가 지배하고 있나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Steam)에서 제공되는 게임은 어떤 게임엔진을 이용하고 있을까.

게임디벨로퍼는 스팀과 에픽게임스토어 등 주요 게임 스토어가 공개하는 통계 데이터를 정리해 공개하는 게임데이터크런치(Game Data Crunch)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 수집한 정보와 스팀 공식 데이터베이스인 스팀 데이터베이스(Steam Database) 정보를 통합해 스팀에서 제공되는 게임이 사용하는 게임엔진 정보를 정리해 눈길을 끈다.

이번 통계 데이터에 포함되어 있는 건 2010년 이후 출시된 게임이며 출시 전 게임이나 무료 게임, 4.99달러 미만 가격에 나온 게임, 리뷰 건수 50건 미만 게임은 제외한 것이다. 상업 활동에서 동떨어졌거나 취미로 탄생한 게임 프로젝트 등을 빼서 통계 오류를 줄이려는 것이다. 이런 조건으로 대상을 추려도 게임 수는 1만 개 이상이라고 한다.

유니티(Unity)는 모바일 게임 개발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게임엔진이며 모바일 게임 시장 50% 이상은 유니티를 이용한다. 따라서 PC 게임에서 유니티가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가 관심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조사한 결과 유니티는 모바일 게임 시장보다 PC 게임 시장에서 더 큰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2010년 이후 출시된 게임이 채택한 게임엔진을 랭킹 형태로 보면 2010∼2021년까지 게임엔진을 채택한 타이틀 개수에서 언노운(Unknown)은 게임엔진을 특정하지 못한 것, 기타(Other)는 게임엔진 특정에 성공했지만 해당 엔진이 TOP10에 진입하지 않은 경우를 요약한 것이다. 2010년 시점 연간 유니티 채택 게임 수는 5개로 적지만 2016년에는 1위, 2020년에는 연간 700개 이상 게임이 유니티를 사용한다.

2021년 시점으로 가장 많은 게임에 사용되는 게임엔진 TOP8을 보면 1위는 유니티다. 유니티는 후발 게임엔진으로 2005년 맥 전용 엔진으로 출시됐다. 크로스 플랫폼 지원과 비교적 저렴한 라이선스 비용으로 인기를 얻어 중소 규모 게임 개발자와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유니티는 유명 게임(Among Us, Cities : Skylines, Fall Guys : Ultimate Knockout, Phasmophobia)에서 게임엔진으로 쓰이고 있다.

2위는 언리얼엔진(Unreal Engine). 에픽게임즈가 개발하는 언리얼엔진이 처음 사용된 건 1998년 발표된 언리얼(Unreal). 이 게임에서 엔진명도 유래된 것이다. 언리얼엔진 라이선스 비용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점차 인하해 지금은 대다수가 사용할 수 있는 게임엔진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언리얼엔진은 하이엔드 게임 개발 프로젝트(ARK : Survival Evolved, MORDHAU, PUBG(PLAYERUNKNOWN ‘S BATTLEGROUNDS), Sea of Thieves, XCOM 2)에서 채택되는 경향이 있다.

3위는 게임메이커 스튜디오(GameMaker Studio). 게임메이커 스튜디오는 요요게임즈(YoYo Games)가 개발한 것으로 2D 특화 게임엔진이다. 게임메이커 언어 GML로 코딩이 가능하고 저렴한 라이선스 외에 광범위한 크로스 플랫폼 지원도 매력이다. 이 엔진을 채택한 게임(PAYDAY 2 : Hotline Miami, Katana Zero, Risk of Rain, Undertale)도 이 같은 장점을 활용하고 있다.

4위는 렌파이(Ren’Py). 렌파이는 MIT 오픈소스 라이선스 하에 배포되는 게임엔진으로 엔진이 나온 건 2004년이다. 450개 이상 비주얼 노벨 게임(Ladykiller in a Bind, Long Live the Queen)에서 사용되고 있는 게임엔진이다.

5위는 RPG메이커(RPGMaker). RPG메이커는 라인 퀸 게임엔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992년 출시됐다. 이어 6위는 어도비에어(Adobe AIR). AIR(Adobe Integrated Runtime)은 2006년 발표된 것으로 플래시와 액션스크립트는 윈도와 맥, 모바일 기기에서 브라우저 없이 실행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개발한 도구다. 스팀에서 인기 있는 게임이 많은 플래시로 만든 브라우저 게임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AIR를 채택한 게임도 필연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AIR를 채택한 건 PC 게임 뿐 아니라 PC용 이베이 앱과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Angry Birds)도 대표적이다.

7위는 XNA다. XNA는 2006년 출시되어 2014년 서비스가 종료된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개발 도구다. 윈도와 엑스박스360용 게임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프리웨어다.

8위는 OGRE다. 인기 게임인 로블록스(Roblox)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사용하던 게임엔진이다. 채택 타이틀 수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로블록스를 포함한 일부 유명 타이틀(Rebel Galaxy, Rebel Galaxy Outlaw, Kenshi, Torchlight)이 사용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게임엔진별로 채택 타이틀 판매 가격대를 정리해보면 압도적으로 판매 가격대가 높은 건 언리얼엔진이다. 유니티 채택 타이틀 가운데 29.99달러 이상 가격으로 판매되는 게임은 불과 6%. 이에 비해 언리얼엔진 채택 타이틀 중 무려 25%가 29.99달러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언리얼엔진이 대규모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서 선호되고 있다는 인식을 뒷받침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다음으로 리뷰 사이트 메타크리틱(Metacritic)에 게재된 타이틀 비율을 보면 RPG메이커 7%, 렌파이 3%이며 이들 2개 게임엔진을 채택한 타이틀이 리뷰를 얻는 건 상당히 어렵다. 또 유니티 채택 타이틀 리뷰 취득 비율도 낮은데 이는 장르와 엔진 문제라기보다는 게임 볼륨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또 사용자 정의 엔진 채택 비율은 해마다 작아지고 있으며 2021년 스팀에서 출시된 게임 중 20% 미만만 사용자 지정 엔진을 채택한다. 또 여전히 높은 매출을 보이는 메이저 타이틀에서 사용자 엔진 채택 비율이 높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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