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오랜 시간 동안 인간과 함께 생활해 왔다. 이전 연구에서는 고양이가 주인 목소리와 타인 목소리를 구분하거나 함께 사는 다른 고양이 이름을 학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 아자부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고양이는 인간 유아보다 짧은 시간에 언어를 학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고양이는 함께 사는 인간이나 다른 고양이 이름을 학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고양이가 특별한 보상 훈련 없이도, 인간 대화를 엿듣고 언어를 이해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고양이가 인간 언어를 학습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는 고양이 카페에서 생활하는 23마리를 포함한 고양이 31마리가 참여했고 생후 8~14개월 인간 유아를 대상으로 개발된 스위칭 태스크라는 언어 발달 측정 테스트를 받았다.
스위칭 태스크는 고양이가 특정 단어와 기호를 연관시키는 적응 단계(habituation phase)와 고양이가 단어를 학습했는지를 확인하는 테스트 단계(test phase)로 나눠 진행했다.
적응 단계에서는 노트북 화면 2가지 패턴 애니메이션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애니메이션은 빨간 태양과 파란색과 흰색 유니콘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모습이었고 영상에 맞춰 주인이나 돌봄 제공자 목소리로 특정한 조어가 들려왔다. 이번 실험에서 빨간 태양에 해당하는 조어는 Parumo였고 파란색과 흰색 유니콘에 해당하는 조어는 Keraru였다. 적응 단계는 고양이가 노트북을 바라보는 시간이 50% 감소해 관심이 떨어졌다고 판단될 때까지 최대 8회 진행됐다.
짧은 휴식 후 테스트 단계로 넘어갔으며, 이 단계는 4번 시도로 구성됐다. 테스트 단계에서는 적응 단계에서 보여준 빨간 태양과 Parumo, 파란색과 흰색 유니콘과 Keraru 패턴을 각각 한 번씩 보여줬으며 빨간 태양과 Keraru, 파란색과 흰색 유니콘과 Parumo로 단어와 애니메이션을 맞바꾼 패턴도 한 번씩 보여줬다.
적응 단계에서 봤던 애니메이션과 단어 조합이 다른 패턴을 본 고양이는 화면을 보는 시간이 평균 33% 증가했다. 이는 고양이가 적응 단계에서 애니메이션과 단어를 연관지어 학습했음을 시사한다.
놀랍게도 많은 고양이는 애니메이션과 단어 조합을 단 9초 만에 학습할 수 있었다. 반면 생후 14개월 된 유아는 학습에 최소 20초가 필요했으며 연구팀은 고양이가 인간 유아보다 더 빠르게 언어를 학습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간 아기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말하는 사람이 낯선 사람이라는 점과 단어가 한 음절로 구성되었다는 점 등 이번 고양이 실험과는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은 고양이는 생각하는 것보다 일상 속에서 인간이 하는 말에 주의를 기울이며 인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