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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or 승진 포기…델 직원 절반 선택은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해 다양한 기업에서 재택근무가 보편화됐지만 점차 사무실 근무로 회귀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다. 델(Dell)도 재택근무자는 승진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방침을 내세우며 직원을 사무실로 돌아오게 하려 하고 있지만 절반 가량 직원이 승진을 포기하고 재택근무를 계속하는 선택을 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델은 이전까지 재택근무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마이클 델(Michael Dell) CEO는 2022년 사무실에서 일하는 게 승진이나 성과, 참여도, 급여 면에서 유리하다는 인식은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신화 중 하나일 뿐이라며 직원이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

하지만 올해 3월 델은 갑자기 재택근무자는 승진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델은 5월 이후 전 직원을 재택근무자 또는 하이브리드 근무자 두 종류로 분류하고 재택근무자로 분류된 경우 승진이나 직위 변경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하이브리드 근무자로 인정받으려면 3개월간 최소 39일, 평균적으로 주 3일 사무실 출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델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델 직원 50%가 승진을 포기하고 재택근무를 계속하기로 선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직원을 사무실로 회귀시키려는 회사 측 계획이 무산됐다고 보도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많은 이들은 재택근무를 계속하는 다른 회사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재택근무를 계속하기로 한 선택에 대해선 재택근무로 전환해 자유 시간이 늘어나고 가계 부담이 줄어들었다거나 팬데믹 이후 지역 사무실이 폐쇄됐다, 승진에 관심이 없다, 자신의 담당팀이 전 세계 사무실에 분산되어 있어 어차피 줌으로 통화하므로 사무실에 갈 의미가 없다는 등 다양한 이유가 언급됐다고 한다.

또 사무실로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자를 선택한 직원은 거의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일하며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이 없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상대와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고 한다.

대면 사무실로 회귀하려는 기업 경영진은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해 더 큰 협업과 혁신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도에선 이 주제에 관한 연구는 다양한 견해를 보여주고 있지만 재택근무가 완만한 생산성 하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것 같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스탠포드 대학 경제정책연구소 연구에서는 재택근무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가 그 일부를 보완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생산성이 10% 정도 하락한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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