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살예방 전화 통화, 동의 없이 기업 공유 위험성?

2022년부터 미국 전역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자살 및 위기 라이프라인 988 통화 내용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988 이용약관과 988에 관여하는 민간 기업 이용약관에 오해 소지가 있고 모순이 있다는 것.

988은 2022년 7월 16일에 시작된 긴급 핫라인. 기존 국가자살예방라이프라인은 전화번호가 10자리였지만 기억하기 쉬운 3자리 번호로 바꿔 더 쉽게 전화를 걸 수 있게 되어 상담원 지원을 받기 쉬워졌다. 운영은 연방약물남용·정신건강서비스청(SAMHSA)과 바이브런트 이모셔널 헬스(Vibrant Emotional Health)라는 민간기업이 공공·민간 협력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건 전화는 의료기관이 관리하는 콜센터로 전달된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988에서 이뤄진 통화 내용은 녹음되어 발신자 동의 없이 연구기관이나 AI 개발 기업 등과 공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988 운영에 관여하는 기업 이용약관을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SAMHSA FAQ에는 품질 보증을 목적으로 통화가 모니터링되거나 녹음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 SAMHSA는 콜센터에 따라 교육 목적으로 녹음을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적시해 개인정보가 어떤 이유로든 활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바이브런트는 이용약관에서 사용자로부터 제공되거나 사용자에 대해 수집된 모든 정보를 제3자와 공유하거나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한편으로 연구·평가에 관한 페이지에서는 연구 목적으로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모순이 있다는 지적이다.

988에서 전달되는 콜센터는 200개이며 988에 전화를 걸면 전화를 건 주에 따라 다른 콜센터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알래스카주라면 케어라인알래스카(Careline Alaska)라는 의료기관이 운영하는 콜센터로, 아칸소 주라면 아칸소 크라이시스 센터(Arkansas Crisis Center) 같은 기관으로 연결되어 소속 상담원이 대응한다.

보도에 따르면 많은 콜센터가 가시적인 형태로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애초에 정책 자체를 수립하지 않은 곳도 있다고 한다. 전자화된 의료 정보를 다루는 기관을 위해 제정된 포괄적인 연방법인 의료보험 상호운용성 및 책임에 관한 법률(HIPAA)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곳도 있었지만 988 데이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기관도 있었다고 한다.

SAMHSA와 Vibrant는 기기 번호 등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한 접근은 신중히 제한되고 있다고 답변했지만 바이브런트나 다른 콜센터가 통화 음성이나 텍스트를 공유하거나 판매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고 한다.

보도 속 지적에 대해 전자프론티어재단 관계자는 자신이 핫라인 사용자라면 통화 데이터가 AI 제품 개발 등에 쓰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용도는 상식 범주를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어떤 조직이 갖고 있을 정책에서든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낙태를 원하는 사람이나 아동 성전환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988에 전화할 경우의 위험성 그 중에서도 그런 행위가 불법으로 규정된 주에 전화가 연결될 경우 위험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