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고도 10~50km 성층권에 존재하는 오존층은 태양으로부터 유해한 자외선을 흡수해 지구 생태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지구 저궤도 인공위성으로 인해 오존층이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오존층은 지구를 보호하는 데 있어 중요하지만 20세기에는 냉장고나 쿨러의 냉매, 프린트 기판 세척제 등에 사용되는 프론을 비롯한 염소를 포함한 화합물이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큰 사회 문제가 됐다. 최근에는 몬트리올 의정서에 근거한 프론가스 등 배출 규제로 인해 오존층이 회복 추세에 있다.
하지만 남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발표한 새로운 논문에서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지구 저궤도 인공위성 탓에 겨우 회복된 오존층이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구 저궤도에 있는 8,100기에 이르는 인공위성 중 6,000기는 인공위성 인터넷인 스타링크(Starlink)를 운영하기 위해 스페이스X(SpaceX)가 지난 몇 년 동안 쏘아올린 인공위성. 이미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위성 1만 2,000기 발사 허가를 받았으며 최종적으로 4만 2,000기로 늘릴 계획. 또 아마존 등 다른 기술 기업도 3,000~1만 3,000개 인공위성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
위성인터넷을 위해 지구 저궤도에 전개되는 이들 인공위성 수명은 5년 정도로 짧아 기업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위성을 발사해야 한다. 내구 연한이 지난 인공위성은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해 연소되지만 그때 남은 오염물질이 지구 대기 중에 흩어진다. 지금까지 이뤄진 인공위성 오염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발사할 때 로켓 연료 등에 초점을 맞췄고 위성이 연소될 때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대해서는 거의 주목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공위성을 구성하는 물질 화학 조성과 결합을 모델링하고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어떤 오염이 발생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질량 30%가 알루미늄인 전형적인 250kg짜리 인공위성이 대기권에 재진입해 연소되면 30kg 알루미늄 산화물 나노 입자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알루미늄 산화물 나노 입자는 대부분이 지표에서 50~85km 고도 중간권에서 생성되며 오존층 90%가 위치한 성층권에 도달하는 데 최대 3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에는 17톤에 이르는 알루미늄 산화물 나노 입자가 연소된 인공위성에 의해 생성됐다. 또 계획 중인 인공위성이 모두 전개되면 그 양이 연간 360톤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대기 중 알루미늄 산화물량은 자연 수준보다 6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루미늄 산화물 자체는 오존 분자와 화학반응을 하지 않지만 오존과 염소 사이의 파괴적 반응을 유발한다. 알루미늄 산화물은 이런 화학반응에 의해 소모되지 않으므로 성층권을 떠돌며 수십 년에 걸쳐 오존 분자를 파괴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연구팀은 인공위성 증가가 심각한 오존층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연구팀은 최근에야 비로소 인공위성이 연소될 때 오염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여겨지기 시작했다며 이런 사실이 무슨 의미인지 검토한 첫 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