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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미디아 러시아 지부 폐쇄된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지원하는 비영리 조직인 위키미디아(Wikimedia) 러시아 지부가 폐쇄된다. 정보에 따르면 해외로부터 이익을 얻는 미디어나 정치 활동자가 대상이 되는 해외 에이전트(foreign agent)에 러시아 지부장이 인정되면서 회원 보호를 위해 폐쇄한다고 한다.

러시아의 경우 해외로부터 원조를 받은 미디어나 해외로부터 원조를 받아 정치 활동이나 군사 기술 분야에서의 정보 수집에 종사하는 개인이나 단체 등이 해외 에이전트로 인증된다. 해외 에이전트로 인정되면 회계 감사가 의무화되거나 미성년자에게 교육 활동이나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는 게 금지되는 등 제한을 받는다.

이번에는 위키미디아 러시아 지부 대표를 맡고 있는 스타니슬라프 코즐로브스키가 해외 에이전트로 인정받아 회원을 보호하는 걸 목적으로 하며 위키미디아 러시아가 폐쇄되게 됐다. 그는 모스크바 대학 조교수로 일했던 인물. 그에 따르면 어느날 갑자기 부학장에게 불려가 법무부가 자신을 해외 에이전트라고 인정한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었다며 결근을 이유로 한 해고나 본인 사정에 의한 은퇴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코즐로브스키는 후자를 선택해 12월 18일 이뤄진 위키미디아 총회에서 이를 밝혔다. 토론 끝에 15년간 운영된 위키미디아 러시아 지부 폐쇄가 결정되어 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하기 시작한 이후 러시아 통신 규제 당국은 위키피디아가 신뢰도 낮은 전쟁 관련 정보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비난하며 해당 정보 삭제를 위키미디아 러시아 지부에 요구해왔다. 위키미디아 러시아 지부는 이를 5개월간 거부했고 결국 러시아 통신 규제 당국은 해외법인이 러시아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고 사용자에게 알리는 강제 조치를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위키미디아 러시아 지부 폐쇄가 러시아판 위키피디아 폐쇄로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전쟁 반대파에 대한 철저한 탄압을 배경으로 러시아 정부가 위키피디아를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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