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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주에서 지구로 고해상도 영상 전송 실험 성공했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심우주에서 지구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심우주 광통신 DSOC(Deep Space Optical Communications) 시험을 실시해 직원 고양이가 노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우주에서 지구로 전송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나사가 실시한 데이터 통신 시험에 사용한 건 소행성 푸시케 탐사 미션에 참가하는 우주선인 사이키다. 사이키는 2023년 12월 11일 근적외선 신호를 송수신할 수 있는 DSOC 비행 레이저 송수신기로부터 캘리포니아공대 팔로머 천문대 헤일 망원경을 향해 15초간 고해상도 영상을 보냈다.

사이키 레이저 통신 장치 전송 속도는 기존 심우주 미션에서 사용되는 첨단 무선 통신 시스템 10∼100배에 해당하는 최대 267Mbps로 걸린 시간은 불과 101초였다고 한다. 역사적인 영상 주인공이 된 건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에 근무하는 조비 해리스가 기르는 고양이 테이터스(Taters)다. 테이터스란 미국 속어로 감자를 뜻한다.

영상에선 테이터스가 레이저 포인터에 열중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변덕스러운 고양이가 노는 짧은 영상을 찍는데 1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 또 화면 상단 텍스트(This is a test)는 예전 나사 기술을 이미지화하기 위해 고집한 포인트다. 영상에는 그 밖에도 푸시케 궤도나 팔로머 천문대 망원경 돔, 송신용 레이저 비트레이트 등 기술적 정보가 담겨 있으며 테이터스 품종, 심박수, 머리색 등 요소도 담겨 있다.

고양이가 등장하는 테스트 영상에는 역사가 있다. 1928년 이뤄진 미국 첫 TV 시험 방송에 사용된 것도 인기 만화 캐릭터인 펠릭스 더 캣(Felix the Cat)이다. 요즘도 고양이 사진과 영상은 온라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중 하나다.

JPL 측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송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광대역 인터넷보다 빠르게 영상을 전송할 수 있었다며 실제로 팔로마 천문대에서 영상을 수신한 뒤 이를 인터넷을 통해 JPL로 보냈지만 심우주로부터의 신호보다 인터넷 회선이 늦었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번에 데이터를 전송한 사이키는 나사 디스커버리 계획 14번째 미션인 소행성 푸시케 탐사다. 2023년 10월 13일 발사된 사이키는 6년 뒤인 2029년 푸시케 궤도에 도달한다. 푸시케가 위치한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도달하기까지 적어도 2년간 데이터 전송 테스트에 종사할 예정이며 이에 의해 얻은 정보는 미래 화성 탐사 미션에 활용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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