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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 결국 피그마 인수 포기했다

어도비가 200억 달러로 디자인 관리 도구 기업 피그마(Figma) 인수를 계획하고 있던 건에 대해 EU나 영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인수를 단념했다고 밝혔다.

2022년 9월 어도비는 피그마를 20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어도비는 디자인 도구인 어도비 XD를 개발했으며 피그마는 경쟁자였다. 피그마 측은 피그마 브랜드는 변함없이 남을 것이며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말로 인수해도 피그마 브랜드는 남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어도비에 의한 피그마 인수는 디자인 업계에서 어도비에 의한 거의 1강 체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미국 사법부가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2023년 2월 보도됐다. 또 지난 7월에는 EU 규제 당국이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11월 소송을 일으킬 예정이라는 게 분명해졌다.

유럽위원회 측 관계자는 어도비와 피그마가 합병하면 양사간 경쟁은 모두 끝나고 미래 경쟁력도 모두 저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설문 조사는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가 가격 상승, 품질 저하, 고객 선택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11월 29일 영국경쟁시장청 CMA가 어도비에 의한 피그마 인수는 시장 경쟁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어도비는 CMA 조사 결과에 대해 증거 수집과 평가에 비합리적 접근법이 이뤄지고 법과 사실에서 심각한 오류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어도비는 또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패키지에 피그마를 넣지 않고 경쟁 상품인 어도비 XD를 매각하겠다며 인수 실현을 위한 타협안을 규제 당국에 제안했다.

하지만 어도비는 2023년 12월 18일자로 어도비와 피그마는 2022년 9월 15일 발표된 합병 계약을 종료하는 상호 합의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며 포기를 밝혔다. 덧붙여 어도비는 피그마와의 계약대로 10억 달러 계약 해제료를 피그마에 지불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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