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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마이크로소프트 AI 생성 여론조사로 평판에 상처”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마이크로소프트 뉴스 포털(Microsoft Start)에 게재된 기사 옆에 AI가 부적절하고 비도덕적인 내용을 담은 여론조사를 생성해 표시했다고 비난했다. 현재 이 여론 조사는 삭제됐지만 가디언 측은 마이크로소프트 측에 공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가디언은 지난 10월 31일 호주 시드니 시에 위치한 학교에서 21세 여성이 머리에 상처를 입고 죽은 상태로 발견됐다는 뉴스를 보도했다. 이 보도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타트에도 게시됐다. 이 기사 페이지에는 기사 옆에 AI가 생성한 여론 조사가 게재됐다. 이 여론 조사는 기사를 읽은 독자에게 해당 내용에 관한 질문을 하는 콘텐츠로 마이크로소프트 AI가 자동 생성한다. 문제가 된 기사 옆에 표시된 여론 조사는 여성 사인은 살인, 사고, 자살 중 어떤 거싱라고 생각하냐는 것이었다.

이 질문에 대해 독자로부터 비판이 쏟아졌다. 댓글 중에는 가디언 기자를 함께 비판해 해고해야 한다고 분노를 나타낸 것도 있었다고 한다. 이후 여론 조사는 삭제됐지만 여론 조사에 대한 비판적 의견은 삭제되지 않았고 잠깐 동안 그대로 나타났다.

가디언 측은 마이크로소프트 브래드 스미스 사장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여론 조사는 분명히 마이크로소프트 생성형 AI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한 것이라며 여성 유족을 괴롭힐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기사를 집필한 기사 평판에도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뉴스 발행자 승인 없이 가디언 저널리즘에 실험적 AI 기술을 적용하지 말 것, 가디언 같은 신뢰할 수 있는 뉴스 브랜드 옆에 추가 기능을 AI로 생성하면 항상 사용자에게 이를 명확하게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AI가 생성한 여론 조사를 게재한 공적 책임을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요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AI에 의한 자동 생성 콘텐츠가 논란을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9월에는 42세로 사망한 전 NBA 선수인 브랜든 헌터 기사에 대한 오해할 만한 타이틀을 붙여 큰 비판을 받았다. 또 8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 AI가 캐나다 오타와시에서 놓칠 수 없는 관광지 목록이라는 기사를 생성하고 그 중 관광 명소로 푸드뱅크를 소개한 게 보도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가디언 측에 모든 뉴스 기사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작성한 설문 조사를 무효화한 뒤 부적절한 콘텐츠가 생성된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이 기사와 함께 여론 조사가 게재되어선 안 되며 앞으로 비슷한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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