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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판에 데이터 1만년 보존한다

프로젝트 실리카(Project Silica)는 2023년까지 100제타바이트 이상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걸 목표로 스토리지 시스템 구축과 기술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마이크로소프트 프로젝트다.

2019년에는 영화 슈퍼맨을 손바닥 크기 석영 유리판에 보존하는데 성공했지만 2023년 10월 이 스토리지 용량은 100배 이상인 7TB까지 커졌고 보존 수명도 1,000년에서 1만 년까지 연장된 게 발표됐다.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하드디스크는 3∼5년, 자기테이프는 5∼7년이면 소모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교환할 필요가 있어 유지비용은 방대한 수준이다. 따라서 프로젝트 실리카는 단단한 석영유리 내부에 나노스케일층을 생성해 유리에 데이터를 인코딩한다. 유리는 열이나 물에도 강하고 자력으로 손상되지 않는 것에 더해 어려운 기입도 순식간에 끝나기 때문에 저비용화에도 연결된다는 주장이다.

2019년에는 프로젝트 실리카 개념 실증 실험으로 파일 크기 75.6GB 영화인 슈퍼맨 필름 데이터를 75×75×2mm 손바닥 크기 석영 유리판에 보존했다. 이어 유리판 스토리지에서 슈퍼맨 필름 데이터를 다시 읽는데 성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 10월에는 새롭게 작은 유리판에 몇 테라바이트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프로젝트 실리카팀과 협력하는 스타트업인 엘리르(Elire)는 세계 음악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글로벌 뮤직 볼트(Global Music Vault) 활동에 기술을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손바닥 크기 유리판에 13년간 나온 음악에 해당하는 175만곡을 보존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프로젝트 실리카에 참여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는 자기 기술 수명은 유한하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 미디어에 복사를 계속해야 한다며 하드디스크 수명은 5년이며 테이프가 있다면 10년이 걸릴 수 있지만 어쨌든 만료되면 복사해야 하며 이는 어렵고 지속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프로젝트 실리카 기술을 통해 데이터가 바뀌지 않고 안전하다는 걸 인식하면서 데이터를 쓸 수 있다며 이는 지속 가능한 데이터 스토리지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는 4단계 공정을 거쳐 유리에 저장된다. 먼저 초고속 펨토초 레이저에 의한 유리판에 데이터를 기입한다. 그런 다음 컴퓨터 제어 현미경으로 유리판에서 데이터를 읽는다. 3단계에는 데이터 디코드 처리를 실행한다. 이어 마지막으로 데이터를 저장한 유리판을 라이브러리에 저장한다. 한 번 유리에 저장된 데이터는 읽을 수 있지만 변경할 수는 없다.

참고로 유리판 데이터 스토리지에서 큰 단기적인 장점으로는 많은 데이터센터가 온라인 유지와 냉각에 힘을 쏟아 대량 소비하는 방대한 전기세를 유리판 스토리지는 크게 줄여줄 수 있다는 점이며 유리판은 실온에서 안정적이며 에너지가 필요 없이 데이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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