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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에게 AI 합성 음성 생성 계약 사례 늘어난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목소리를 맡는 성우가 AI로 자신의 목소리를 재현하는 합성 음성 생성을 인정한다는 조항을 포함한 계약서에 사인이 요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미국 성우 노조가 호소하고 있다. 성우는 이런 계약이 전개되면서 성우 업계 전체가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AI로 목소리를 재현하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개인이라도 본인 음성 데이터를 학습시킨 AI로 목소리를 재현할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 게시판에는 엠마 왓슨 목소리를 재현한 AI가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읽게 하는 악용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전미성우협회 NAVA 회장인 팀 프리드랜더(Tim Friedlander)는 성우 목소리를 합성할 권리를 프로듀서에게 주는 계약 조항을 계약서에 담는 풍조가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많은 성우는 합성 음성을 인정하는 계약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지 못하고 계약서에 서명했을 수 있다며 또 성우에 대한 추가 보상이나 승인 없이 AI 학습에 녹음한 목소리를 사용하는 걸 인정하게 하는 조항도 이미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계약에 동의하지 않으면 일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을 중심으로 활약하는 한 성우는 게임 개발자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자신의 목소리를 AI에 학습시켜 여기에서 생성한 음성을 이용해 자신의 유사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전혀 보상하지 않고 합성 음성을 사용한 걸 자신의 소속 사무실에 알리지 않았으며 자신에게 더 많은 퍼포먼스를 착취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프리드랜더 회장에 따르면 미국에선 겸업으로 성우를 맡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9시부터 17시까지 다른 일을 하다가 그 외 시간에 성우 업무를 하는 사람이 많은데 성우 일을 AI 합성 음성에 빼앗기면서 성우 업계 전체가 큰 데미지를 받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AI 음성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일레븐랩스 공동 창업자인 마티 스타니스제프스키(Mati Staniszewski)는 AI 활약으로 성우는 참여할 수 있는 녹음 세션 수 제한이 사라지면 여러 프로젝트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음성 라이선스를 얻을 수 있으며 추가 보상과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성우 자신도 이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일부는 제휴에 관심이 있다고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성우는 이 발언에 대해 성우는 라이선스 제공이나 추가 보상을 확보하고 싶지 않다며 음악을 스트리밍하는 라이선스가 뮤지션 추가 보상과 로열티 방식을 바꿔 버린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는 뮤지션 자신에게 들으면 된다고 반론을 펼쳤다. 한 성우는 음성을 합성하는 건 현실 연기에서 영혼과 자발성을 빼앗는 것이라면서 적어도 성우에게 녹음한 목소리를 AI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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