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할리우드 영화 대부분은 극장 공개 전 온라인으로 해적판이 등장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대규모 유통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 요인은 유명 해적판 배달 그룹 활동 중단이나 영화 릴리스 기간 단축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극장에는 영화를 보고 심사, 평론을 받기 위해 앞으로 공개될 영화 선행 사본인 스크리너가 보내진다. 하지만 이 스크리너는 해적판을 공개하는 인물 손에 넘어가 일반 공개 전 작품이 인터넷 상에 유출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해적판에는 아카데미상 후보 작품도 다수 포함되며 12월경 공개되어 왔지만 2020년은 10월, 2021년은 9월로 공개 시기가 빨라졌다.
하지만 2022년에는 스크리너가 지금까지처럼 평론가나 심사위원에게 보내졌음에도 불구하고 해적판이 나오지 않았다. 20년 이상에 걸쳐 해적판은 상당 수가 유통되고 있어 스크리너 해적판이 나돌지 않는다는 건 거의 생각할 수 없다는 것.
공개 전 작품 해적판이 감소한 요인 중 하나로는 최근 유출된 스크리너를 많이 공개하던 그룹인 EVO가 2022년 11월 활동을 중지한 것이다. EVO 멤버가 체포됐는지 강제 수사가 있었는지 소문이 나면서 다른 그룹도 활동을 멈추고 있다는 가능성을 꼽고 있다. 또 아카데미상 후보 작품 스크리너가 디지털로 전송되어 보안 강화로 이어진 것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공개 전 작품 해적판 감소의 중요한 요인으로는 공개 후 릴리스 기간 단축을 든다. 해적판을 공개하는 그룹은 기본적으로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영화 고품질 사본이 없을 때 해적판 스크리너를 공개해왔다는 경위가 있다고 한다.
기존 극장에서 공개된 영화가 블루레이나 디지털 전달되기까지 몇 개월부터 연 단위 시간이 걸려 있었기 때문에 스크리너에서 비롯한 해적판 배포가 쉬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기간이 짧아져 빠른 작품이라면 극장 공개와 동시에 전달이 시작된다. 작품 공개와 동시에 해적판 사이트에 고품질 카피가 나돌기 때문에 스크리너에서 비롯된 해적판 존재 의의가 없어지게 된다.
2000년대 아카데미상 후보작은 모든 작품에 대한 스크리너가 유출되어 해적판이 되는 것도 드물지 않았지만 2022년 스크리너 유출 비율은 처음으로 10%를 밑돌았다고 한다. 릴리스 간격 단축으로 스크리너 유출은 드물게 됐다. 하지만 스크리너 유출이 감소했다고는 해도 해적판 수가 감소한 건 아니다. 고품질 카피 해적판은 온라인상에 다수 유통되고 있다. 2022년 대규모 스크리너 유출을 확인할 수 없었던 건 주목할 만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아니며 단순히 시대 흐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