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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체이스 속여 회사 인수시킨 29세 창업자?

지난 2016년 설립된 금융 스타트업 프랭크(Frank)는 복잡한 학생 대출 신청 절차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주목받아 2021년 지주사인 JP모건체이스에 의해 1억 7,500만 달러에 인수됐다. 그런데 프랭크 창업자인 29세 찰리 저비스가 가짜 사용자 400만 명 이상을 만드는 등 고객 수를 과장해 JP모건체이스를 속여 인수하게 했다며 소송이 발생했다.

대학 학비가 높은 게 문제가 되는 미국에선 많은 대학생이 연방 정부 보조금이나 학생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신청에 필요한 FAFSA(The Free Application for Federal Student Aid) 신청 절차는 상당히 복잡하다. 2016년 설립된 프랭크는 이런 FAFSA 신청 절차를 단순화하기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2018년 한 인터뷰에서 당시 25세이던 저비스는 고등 교육을 위한 아마존이 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1년 여름 JP모건체이스와 프랭크 인수 가능성에 대해 토론할 당시 저비스는 프랭크에 사용자 425만 명이 있다고 어필했다고 한다. 결국 JP모건체이스는 1억 7,500만 달러에 프랭크를 인수했고 저비스는 JP모건체이스 학생용 제품 매니징 디렉터를 맡게 됐다.

그런데 거래 완료 이후 JP모건체이스가 프랭크 고객 목록을 요청하고 목록에 포함된 40만 명에게 학생용 상품 마케팅 이메일을 전송했는데 이메일 중 4분의 1만 전송됐고 그 중 개봉한 건 불과 1% 뿐이었다는 게 판명됐다 이렇게 이상하고 빈약한 답변에 의문을 품은 JP모건체이스는 프랭크로부터 받은 고객 명단을 조사한 결과 목록에 기재되어 있는 정보가 가짜라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JP모건체이스가 2022년 말 일으킨 소송에 따르면 저비스와 당시 프랭크 최고 사업 성장 책임자를 맡았던 올리비에 아마르는 협력자에게 의뢰해 가상 학생 426만 5,000명에 대한 이름, 주소, 생년월일, 그 외 개인 정보 목록을 작성했다고 한다. 이 목록을 바탕으로 저비스는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해 JP모건체이스에 의한 인수를 성립시켰다. 하지만 실제 프랭크 고객 계정 수는 30만 명 미만이었다고 한다. 또 아마르가 인수 완료 이후 이를 숨기기 위해 마케팅 회사로부터 학생 데이터세트 450만 명분을 구입했다고 한다.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는 저비스가 목록을 작성하도록 요청한 익명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주고받은 이메일이 포함되어 있으며 가상 고객 정보를 위조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도 발췌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인수 일환으로 프랭크 기술 시스템도 손에 넣었기 때문에 이메일에 액세스할 수 있었다고 한다.

JP모건체이스는 소장에서 저비스가 JP모건체이스와의 상호 작용에서 항상 스타트업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프랭크의 실제 가치를 받아들이라거나 프랭크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거짓말을 해 보상을 부풀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비스는 2022년 11월, 아마르는 10월 JP모건체이스에서 해고된 상태다.

한편 저비스는 JP모건체이스에 의한 소송과 마찬가지로 반대로 JP모건체이스를 상대로 소송을 일으키고 있다. 저비스는 소장 속에서 JP모건체이스는 2022년 봄부터 일련의 근거 없는 조사를 실시해 악의를 갖고 해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저비스 측 변호사는 JP모건체이스가 학생 개인 정보 보호법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인수를 되돌리기 위해 저비스에게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히고 있다. 참고로 이미 JP모건체이스는 프랭크 공식 웹사이트를 폐쇄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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