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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맥 CTO, 메타 떠난다

둠, 퀘이크 등 FPS 게임 개발로 잘 알려진 iD소프트웨어 공동 설립자이자 오큘러스 최고 기술 책임자로 알려진 존 카맥(John Carmack)이 메타를 은퇴하겠다는 메시지를 사내 포럼과 페이스북에 올렸다.

오큘러스는 2012년 설립된 기업이다. 이후 20억 달러로 페이스북, 현재 메타에 인수됐다. 페이스북 산하가 된 뒤 일반 소비자를 위해 가상현실 플랫폼인 오큘러스를 비롯해 가상현실 기기를 발표하는 등 가상현실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메인 프로그래머로 울펜슈타인 3D와 둠, 퀘이크 개발을 하기도 했던 존 카맥은 2013년 8월 iD소프트웨어를 퇴직한 뒤 오클러스 CTO로 취임했다. 그가 iD소프트웨어를 퇴직하고 오큘러스에 취직한 건 iD소프트웨어 모기업인 제니맥스미디어(Zenimax Media)가 오큘러스와 제휴를 거부했기 때문으로 이 소동을 계기로 일어난 재판에서 페이스북은 재니맥스 측에 5,000억 원 이상 배상금을 지불하게 됐다.

2021년 10월 페이스북이 메타로 이름을 바꾸면서 오큘러스는 자회사가 아닌 메타 VR 부문을 맡는다. 하지만 메타가 메타버스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이후 카맥은 메타의 자세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자주 언급했다. 그는 또 사내 포럼에서 독립형 가상현실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2에 대해 처음부터 보고 싶었던 것과 거의 같다고 칭찬하면서 소프트웨어에 대해선 아직 미완성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2022년 8월 인터뷰에선 매달 10억 달러를 가상현실에 쏟아붓는 메타에 대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며 메타의 메타버스에 대한 대처는 관료주의에 의해 방해받고 다양성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에 시달려왔다고 밝혔다.

공식 포럼에서 존 카맥은 메타는 메타버스에 엄청난 인재와 자원을 소비하고 있지만 효과는 절반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자신에게는 고난의 연속이며 자신은 메타 가상현실 부문에서 최고 수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지만 메타의 VR에 대한 대처보다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데 필요한 발언력은 없는 것 같다면서 손해가 나기 전에 어리석은 일을 깨뜨리거나 방향성을 보여주고 실제로 팀을 유지하게 하는 건 지금까지 한 번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힘있는 존재였다고 생각했지만 원동력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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