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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자살 징후를 감지한다?

미국 학교 현장에선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스템으로 자살을 생각하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인 고가디언 비콘(GoGuardian Beacon)을 활용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고가디언 비콘은 앞서 밝혔듯 인공지능을 이용해 학생의 인터넷 활동 중 자살 징후를 감지해주는 시스템이다. 개발사인 고가디언은 학교를 위한 인터넷 필터링 소프트웨어와 크롬북용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 이미 미국 내 4,000개 학교에서 학생 530만 명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비콘은 학교가 소유하고 있는 컴퓨터에 설치한다. 그런 다음 교내 PC를 학생들이 사용해 인터넷을 검색하는 상황을 인공지능이 모니터링, 자살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것. 학생마다 검색 내용을 바탕으로 자살 관련 동향을 일반 자살 관련 검색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 도움, 자해나 적극적 계획 등 4가지 형태로 분류한다.

인공지능은 이런 분류를 할 때 판단을 한다. 인터넷에서 로프 매듭을 검색했다면 적극적인 계획이 될 수 있고 연간 자살자 동향을 검색하면 일반적인 자살 검색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이렇게 분류를 한 뒤 학생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교사나 학교 카운슬러에게 알려줄 수 있게 설정할 수 있다. 학생별 개별 정보와 대응 상황 같은 것도 기록해둘 수 있다. 또 부모나 보호자에게 자동 알림을 해주는 것도 가능하다.

고가디언 측에 따르면 비콘은 지난 1년간 시범 운영을 진행해왔다. 주당 2,000건 가량 자살 징후를 감지해왔고 실제로 학교와 부모가 대응을 해 학생을 자살 직전에 막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고가디언 비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살은 생각보다 심각한 사회 문제다. 오는 9월 10일은 세계보건기구 WHO가 정한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다. 전 세계에서 연간 1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자살에 의해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40초마다 1명씩 지구상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자살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자살 미수는 이보다 20배에 달한다고 한다.

문제는 지난 45년 동안 전 세계 자살률은 60%나 상승했다는 것.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자살률을 보면 고령에 남성인 경우가 높은 경향을 나타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 자살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5∼44세와 4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50년간 역전세를 보이고 있다. 놀랍게도 전 세계적으로 자살은 15∼44세 남성의 3가지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선 정신질환이 자살의 주요 위험 요인이지만 아시아 지역에선 충동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자살은 심리적 사회적 생물학적 문화적 그리고 환경적 요인까지 얽힌 복잡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WHO는 모든 자살을 막을 수는 없지만 자살 대부분은 막을 수 있다며 몇 가지 조건을 들고 있다. 일단 농약이나 마약, 총기 등 자살 도구에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하라는 것. 다음은 우울증이나 알코올 중독, 정신분열증 등 정신 질환 환자를 적극 치료해야 한다는 것. 다음은 자살 시도를 일으킨 사람의 경과를 추적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것. 또 의료 종사자의 지속적인 훈련, 마지막은 미디어가 책임 있는 보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 입장에선 자살 대부분은 명백한 징조나 경고 이후에 일어나는 만큼 자살 예고나 자해 같은 경고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살자 대부분은 죽음에 대해 양면적 감정을 갖고 있어 설득의 여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자살 대부분은 한 번 정신적으로 우울해진 사람의 회복기에 절망적인 생각을 파괴적으로 옮길 만한 의사와 에너지를 회복했을 무렵 일어난다. 하지만 일단 자살 경향이 있던 사람은 이후에도 오랫동안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자살 충동이 반드시 영구적인 건 아니다.

앞서 소개한 고가디언 비콘의 경우도 그렇지만 인공지능이 자살 시도 예측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다. 지난해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콜린 G 월시 교수 연구팀은 환자 중 누가 자살하려고 시도를 할지 예측할 수 있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발, 인공지능을 통해 자살 시도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자해나 자살 우려가 있다고 본 환자 5,167명의 전자의료기록과 자살 미수 시도가 없는 환자 중 무작위로 선정한 전자의료기록 1만 2,695건을 이용해 알고리즘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은 앞으로 2년 안에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 예측에서 80∼90%, 다음 주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 예측에서 92% 정확도를 발휘했다는 것.

연구팀은 조사 과정에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인 멜라토닌 섭취가 자살 위험을 산출하는 데 있어 중요한 포인트라는 점을 알게 됐다고 한다. 멜라토닌이 자살의 원인이라는 건 아니지만 멜라토닌을 처방하는 상태 그러니까 수면 장애가 자살 위험에 대한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아직은 가설 단계다.

자살은 앞서 밝혔듯 전 세계적으로 젊은 층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살 방지 예측 시도가 인공지능의 활용 범위를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가 말했듯 (자살처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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