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중 98%가 숨어 있는 그러니까 거의 모두 개기월식에 가까운 부분 월식이 발생하면 달의 지구 그림자가 되어 있는 부분은 적갈색으로 보인다. 도대체 왜 월식이 일어나면 달이 붉어지게 될까.
월식은 보름달 무렵 태양과 지구, 달이 거의 일직선에 늘어서는 것으로 태양으로부터 달에 닿는 빛이 차단되어 지구 그림자가 달에 떨어지고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부족해 보이는 현상이다. 모두 기월식이나 거의 모두 기월식일 때 보이는 달 모습은 보름달이던 달에 지구 그림자가 떨어지고 빛나는 부분이 작아져 드디어 달 거의 전체가 숨으면 적갈색으로 보이게 된다.
달이 지구 그림자에 들어가면 검게 채워져 밤하늘과 동화되는 건 자연스럽게 보일지도 모른다. 이 의문은 하늘이 푸른 이유인 레일리 산란(Rayleigh scattering)이라는 현상이 월식 중 달이 붉어지는 이유라고 한다.
레일리 산란이란 빛 파장이 액체나 공기 등 매체를 진행할 때 스스로보다 훨씬 작은 미립자와 부딪쳐 산란하는 현상을 말한다. 낮에 지구에 쏟아지는 태양광은 대기 중 질소나 산소 등 작은 분자에 의해 산란해 일종의 필터에 걸려 있는 상태다.
태양광이 높은 각도에서 지상에 닿을 때에는 파랑이나 보라색 같은 파장이 짧고 산란하기 쉬운 빛이 점점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하늘이 파랗게 보인다. 하지만 태양광이 낮은 각도에서 들어오는 일출이나 일몰에는 빛이 낮보다 길게 대기층을 통과하기 위해 청색이나 보라색이 산란해 버리고 파장이 길고 산란하기 어려운 빨강이나 오렌지, 황색 같은 빛이 눈에 들어가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모두 기월식이나 거의 기월식 상태에선 확실히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에 들어가 태양광이 직접 달에 닿는 걸 막는다. 하지만 빛은 지구 윤곽을 둘러싸는 대기층을 통해 굴절하고 모두 기월식 때에도 조금씩 달에 쏟아지고 있다는 것. 따라서 모두 기월식으로 태양빛이 직접 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달 모습은 희미하게 밤하늘에 떠오르게 보인다.
그런데 이 때 쏟아지는 태양광은 지구 대기층을 통과하고 있기 때문에 레일리 산란에 의해 빛 파장은 산란해 버린다. 지구에 태양광이 닿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파장이 짧은 파랑이나 보라색 같은 빛은 달에 도달하기 전에 산란해 버리는 한편 산란하기 어려운 빨강이나 오렌지 등 빛은 우선적으로 달에 도달한다. 이에 따라 기월식 상태에는 달이 적갈색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월식 상태에서 달의 색은 월식 진행 상태나 대기 조건에 의해서도 좌우된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에 따르면 대규모 산불과 화산 분화로 인한 재 등이 대기 중에 떠다니면 달이 더 어두운 붉은색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