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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 “소니가 PS4 크로스 플레이에 금전 요구”

애플과 에픽게임즈가 앱스토어에서 30% 수수료를 둘러싼 소송을 재개했다. 그런데 법정에서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4용 포트나이트 크로스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 에픽게임즈에 돈을 요구했던 게 밝혀졌다.

소니가 크로스 플레이에 반대했던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소니 측은 엑스박스, 스위치와 크로스 플레이에 대해서도 최상의 사용자 경험에 따라 결정하는 게 좋다는 말로 사실상 거부한 바 있다. 하지만 2018년 9월 정책 전환을 발표한 이후 타사 콘솔 플레이어와도 협력이나 대전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소송에서 에픽게임즈 CEO인 팀 스위니(Tim Sweeney)가 제출한 바에 따르면 에픽 사업 개발 담당 부사장인 조 크레인(Joe Kreine)이 소니 측에 편지를 보냈다. 여기에는 에픽게임즈 측이 크로스 플레이 해금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던 게 밝혀지고 있다. 또 에픽 측은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인 E3에서 소니와 공동으로 크로스 플레이를 발표하자며 소니를 돋보이게 하는 걸 제안하고 PS 플러스 가입자 한정 캐릭터 추가 등을 제시하는 등 이런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큰 승리가 될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소니는 동의하지 않고 당시 개발 담당 수석 이사(Gio Corsi)는 규모에 관계없이 크로스 플레이에 슬램덩크는 없다며 이 같은 장점을 전면 부정하고 알다시피 많은 기업이 비슷한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지만 크로스 플레이는 플레이스테이션 비즈니스를 향상시킨다고 설명할 수 있는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소니 측이 새로 역제안한 이메일도 제출되고 있다. 2019년 8월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하게 된 이후 크로스 플랫폼 정책, 요구 사항과 프로세스라는 제목을 단 문서를 통해 크로스 플레이 게임 온라인 수익에 대해 플레이스테이션에서 발생하는 금액이 85% 미만일 경우에는 추가 로열티를 지불하는 조건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크로스 플랫폼 수익 공유는 소니가 크로스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데에 따른 수익 감소를 상쇄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를 기술하고 있다. 또 다른 플랫폼에서 가상 통화를 플레이스테이션에서 교환할 수 없고 해제해야 할 의무도 규정하고 있다.

팀 스위니 CEO는 법정 증언에서 이런 크로스 플레이 보상을 요구하는 플랫폼은 소니 뿐이라고 확인하고 있다. 또 포트나이트 크로스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에픽은 소니에 추가 요금 지불에 동의해야 하는 것도 분명히 했다.

이런 수익 분배 시스템이 마지막으로 실시된 게 언제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가상 통화를 다른 플랫폼에서 공유할 수 없는 건 여전한 사실이다. 애플과 에픽간 싸움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소니까지 소환한 이번 소송은 앞으로 지켜볼 관전 포인트가 많아질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애플과 에픽게임즈 관계는 에픽게임즈가 앱 내 구입에서 규칙 위반을 했다며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삭제하며 결국 법정 대결까지 발전했지만 양측이 사이가 좋던 시절에는 애플 구독 서비스와 포트나이트를 세트로 묶는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에픽게임즈는 현재 포트나이트 가상 통화 한정 의상 등 구독 모델인 포트나이트 크루를 제공 중이다. 하지만 아직 포트나이트 클럽(Fortnite Club)이라는 가칭으로 계획 단계에 있던 시절 애플뮤직이나 애플TV+를 번들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계획하던 게 재판 제출 자료로 밝혀진 것이다.

이 계약 플랜은 월 20달러에 포트나이트 클럽과 애플 서비스 2개를 사용할 수 있으며 별도 구입보다 6달러 가량 가격 인하가 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문서에는 양측 몫도 적혀 있다. 앱스토어 앱에서 계약한 경우 애플이 15달러, 에픽게임즈 5달러이며 포트나이트 사이트에서 들어가면 에픽인 12달러, 애플이 나머지를 가져가는 구조다.

애플과 에픽게임즈간 협상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애플TV+가 서면이 있는 만큼 2019년 3월 이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후 애플과 에픽게임즈 관계가 악화됐고 번들이 빛을 보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계약 관련 사항에는 애플 브랜드 콘텐츠가 포트나이트를 포함하는 걸 검토하고 있었다는 걸 엿볼 수 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 독재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양사간 경쟁이 없었다면 포트나이트에서 아이폰12와 M1 맥 의상 등이 새겨져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 애플과 에픽게임즈 소송이 재개되면서 다양한 기밀 자료가 증거로 법원에 제출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애플 임원이 이메일에서 애플과 페이스북간 초대 아이패드용 앱을 둘러싸고 옥신각신했던 것도 밝혀졌다.

지난해 8월 페이스북은 앱스토어 정책은 iOS 버전 페이스북 게이밍(Facebook Gaming) 앱 내에서 게임 삭제를 강제한 애플을 비판했다. 이런 양사간 대립은 먼 옛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보도에 따르면 2011년 스티브 잡스를 포함한 전직 애플 임원 3명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재판 자료에서 발견했다는 것. 이에 따라 10년 전 아이패드용 페이스북 앱 배달이 늦어진 이유 중 하나로 애플과 페이스북 사이에 유사 갈등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고 있다.

초대 아이패드는 2010년 출시됐지만 아이패드용 페이스북 앱 출시는 이듬해인 2011년 10월. 그동안 페이스북 엔지니어는 애프과의 관계가 어색했다는 이유로 앱 출시가 지연된 걸 블로그에 올리고 퇴사하기도 했다.

문제의 이메일은 애플 소프트웨어 담당자가 마케팅 책임자와 스티브 잡스에게 보낸 것. 핵심은 애플 측이 페이스북 아이패드 앱에 내장 앱을 포함하는 걸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베디드 앱은 초기 소셜 게임으로 히트한 팜빌(FarmVille) 등 페이스북에서 실행되는 브라우저 게임 등이다.

이메일에선 마크 주커버그가 임베디드 앱을 페이스북 전체 경험 중 일부로 보고 있기 때문에 불만이었다고 쓰고 있다. 팜빌은 게임 내 과금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주커버그가 제거하는 걸 싫어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주커버그는 애플에 타협을 요구하고 페이스북 앱에서 앱 디렉터리를 넣지 않고 링크도 붙이지 않도록 하고 내장 웹 그러니까 페이스북 인앱 브라우저에서 타사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하지 않으며 앱 관련 뉴스피드에서 사용자 게시물을 허용하고 이 앱 링크를 누르면 설치된 네이티브 앱으로 전환하거나 설치되지 않을 경우 앱스토어 이동이나 사파리 연결을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를 이용해 동의하며 페이스북의 제3 제안을 빼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페이스북 스펠링을 ‘facebook’이 아닌 ‘fecebook’이라고 적었다. fece는 fece 오자로 배설물이라는 의미도 있다.

필 쉴러 애플 부사장 역시 왜 내부 응용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싶은지 알 수 없다면서 이 앱은 모든 네이티브가 아닌 애플과의 관계, 라이선스 없이 당사가 심사할 수 없고 애플 API와 도구를 사용할 수 없으며 자사 스토어를 사용할 수도 없다며 거절 의사를 보였다.

페이스북 아이패드 앱이 배달됐을 때 팜빌 같은 내장 앱은 자체 게임 내 통화가 지원되지 않을 수 있게 됐는데 이는 애플에 대한 양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애플과 페이스북 관계는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된다는 다양한 보도가 나오고 있다. iOS 14.5 앱 추적 투명성을 통해 수익을 줄어들 걸 우려한 페이스북이 반대 운동을 펼쳐 애플에 반독점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페이스북은 자사 앱을 무료로 이용하고 싶다면 사용자 추적을 허용하도록 호소하고 있으며 애플 개인 정보 보호 수입원의 타깃 광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응 수단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양사간 관계가 어떻게 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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