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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 위치한 세계 최악 인터넷 범죄 소굴?

네덜란드에 위치한 한 작은 도시(Wormer)에서 세계 최악의 호스팅 회사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서 세계 최악 호스팅 회사로 지목된 곳은 에카텔(Ecatel). 2002년 5월 13일 설립한 코링크스(Colinks)라는 기업을 전신으로 삼고 있다. 이 회사는 초기에는 마치 주인이 주민에게 방을 빌려주듯 서버나 네트워크를 대여했다. 대여는 호스팅 서비스에서 대여한 서버를 이용해 온라인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네트워크를 또 다른 사람에게 전대할 수 있다. 호스팅 자체는 위법성이 없는 서비스지만 때론 불법 사이트 운영이나 불법 데이터 교환에 이용될 수 있으며 이런 호스팅 서비스는 방탄 호스팅(bulletproof hosting)이라고 부른다.

이어 수많은 페이퍼 컴퍼니와 함께 영국 켄트로 주소를 옮겨 설립된 에카텔은 워머에 위치한 보험회사 빌딩을 빌려 자체 부담 데이터센터를 두고 본격적인 방탄 호스팅 사업을 시작한다. 한 보안 전문가에 따르면 정치인과 활동가 협박을 하는 네덜란드 급진 우익 단체(Vizier op Links)를 비롯해 해킹이나 아동물 거래 등 범죄 활동 조직이 에카텔 호스팅 서비스를 거점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또 러시아 대규모 사이버 범죄 조직인 러시안비즈니스네트워크(Russian Business Network)도 에카텔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네덜란드 경찰 하이테크범죄팀에 에카텔 정보를 제공해도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네덜란드 법률에선 호스팅 업체가 이용자 통신을 추적해선 안 되는 게 원인이다. 따라서 자사 호스팅 서비스가 범죄 온상이 되어 있는지 에카텔이 알았더라도 책임을 묻기 어렵다.

물론 불법 데이터가 거래된다는 통보를 받으면 호스팅 서비스 측도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에카텔은 1일 접수하는 신고 수를 5건으로 제한하거나 삭제 신청 문서 형식에 세세한 내용을 붙여 어렵게 만들었다. 또 관계자 중에는 네덜란드 수사 당국은 에카텔 측 악의를 입증하도록 본격 수사하는 걸 내켜하지 않는다는 증언을 하기도 한다.

한 전문가는 아동물이나 사이버 공격, 스팸과 피싱 등 활동에 참여하는 호스팅 서비스 목록을 경찰에 제공하고 있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호스팅 서비스 측이 통보에 대처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면 뒤에서 클라이언트를 돕고 있더라도 입증이 곤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2020년 9월 마침내 유럽형사경찰기구 움직임에 따라 네덜란드금융조사국 FIOD는 에카텔 강제 수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에카텔 창업자 2명은 어디까지나 탈세 혐의로 심문에 임한 것이며 이들은 곧바로 석방됐다. 이후 이들은 데이터센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 됐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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