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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인텔에 “애플실리콘 등 위협에 대한 즉각 대처” 요구

헤지펀드 써드포인트LLC(Third Point LLC)가 인텔 측에 애플 실리콘이나 AMD 위협에 대응하고 즉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인텔 칩 생산 능력은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수준을 충족하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으며 제품 처리 능력과 전력 면에서 대만 TSMC나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노트북 판매 급증 등 혜택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자체 개발 칩으로 전환하는 애플 등 주요 고객을 잃는 등 반도체 수요가 좁아지는 문제도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써드포인트LLC 다니엘 로브 CEO는 인텔 측에 PC와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주요 공급 업체로 위상을 높이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먼저 요구하는 건 인적자본 관리 문제에 대한 조속한 대처. 구체적으론 인텔 우수 칩 설계자 대부분은 의욕을 잃어 퇴사하는 것에 대한 대처다. 실제로 지난 6월 유명 CPU 설계자인 짐 켈러가 사직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 서한에선 인텔이 PC와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AMD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고도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AI 시장에서도 거의 존재감이 없고 엔비디아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써드포인트LLC가 중점을 두는 2번째 요소는 인텔이 칩 설계 부문과 제조 부문 분리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제조 부문 업체와 합작 선택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또 2015년 프로그래머블 칩 제조사 알테라(Altera)를 167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실패한 안건도 매각하도록 재촉하고 있다고 한다.

이 서한은 인텔이 7nm 제조공정 생산 능력에 더 투자하거나 일부를 경쟁 업체에 위탁 여부를 1월까지 결정하라고 말한다. 써드포인트LLC는 10억 달러어치 인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보도에 따라 인텔 주가는 6.1% 상승했다.

하지만 써드포인트LLC의 우려는 인텔 한 기업에 머물지 않고 미국이 첨단 반도체 공급이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한 동아시아에 PC에서 데이터센터, 중요한 인프라 등 모든 면에서 의존하게 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는다. 애플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같은 기업이 자체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등 탈인텔 보도가 있지만 써드포인트LLC는 이들 기업이 동아시아에 제조 위탁을 하고 있다며 이런 고객을 묶어두기 위한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는 것이다.

인텔이 이 보도에 대해 자사는 주주 가치 향상에 관한 모든 투자자 의견을 환영하며 써드포인트LLC의 아이디어도 같은 맥락에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만일 인텔이 써드포인트LLC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생산 제휴 상대는 TSMC와 삼성전자보다 미국 기업이 바람직할 수 있다. 하지만 서한 중 지목되는 강력한 경쟁자인 AMD 등은 이제 자사 제조공장이 없는 팹리스 기업이다. 과연 미국 내에서 책임감 있는 제조 파트너를 찾을지는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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