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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운동신경…로봇 진화는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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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는 2013년부터 구글 소속이었지만 이젠 소프트뱅크 산하 로봇 개발 기업이다. 이 회사가 5월 10일(현지시간)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의 최신 영상을 보면 마치 인간처럼 부드러운 동작을 곁들여 달린다.

영상 속 아틀라스는 잔디밭을 가볍게 조깅하듯 달린다. 손을 흔들면서 무릎을 구부렸다가 펴는 동작을 하면서 달리는 게 인간에 상당히 가까운 수준까지 근접했다는 걸 보여준다. 물론 경사가 있어도 마찬가지. 장애물을 만나면 이전에도 보여줬던 것처럼 가볍게 점프를 하고 다시 걷고 뛴다. 이번에 공개한 영상은 아틀라스의 운동 능력이 상당 수준까지 향상됐다는 걸 보여준다.

아틀라스는 이미 지난해 11월 공개된 영상을 통해 화려한 공중 백덤블링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균형을 잃지 않고 테이블 위로 점프를 하고 착지를 할 때에도 비틀거리지 않고 안정성을 보여주는 것. 백덤블링도 마찬가지다. 공중에서 빠르게 무릎을 접었다가 착지 전에 다시 몸을 펴면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게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착지한다.

아틀라스의 이전 영상을 보면 아틀라스가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자립보행은 이미 오래 전에 할 수 있게 됐고 인간이 방해를 해도 임무를 계속 수행한다. 예전 영상에선 4.5kg짜리 상자를 들어 선반에 올려놓게 한 상태에서 사람이 아틀라스를 치거나 짐을 떨어뜨리는 등 방해를 한다. 하지만 이런 방해에도 불구하고 아틀라스가 임무를 계속 해내는 장면이 나온다. 또 스틱으로 차서 넘어뜨려도 튀어 오르듯 다시 일어선다.

아틀라스는 그 뿐 아니라 청소나 잡일 등 집안일을 하는 등 정교한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다리 위에 놓여있던 골판지 상자를 올려 다른 곳에 옮기거나 쓰레기는 걸레로 청소를 한다. 또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청소를 한다. 로봇이 기계를 이용해 청소를 하는 것. 당연히 진공청소기에 있는 버튼을 알아서 누르고 헤드 부분도 바닥과 평행이 되게 맞춰주는 등 사람처럼 일을 해낸다.

이번에 공개한 영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같은 날 공개한 사족보행 로봇인 스팟미니(SpotMini)는 스스로 판단해 걷는 모습을 연출한다. 카메라 유닛을 전후 좌우로 돌려가며 주위 상황을 파악한 다음 달린다. 스스로 주위 상황을 판단해 길을 선택해 달리는 것. 물론 영상을 보면 스팟미니가 가는 곳마다 QR코드가 있지만 이는 길 안내가 아니라 스팟미니의 성능을 측정하기 위한 용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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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미니는 최단 경로를 스스로 설정해 뛴다. 촬영 장소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사내 내부 통로는 모두 파악한 건 물론 외부에서도 벽이나 계단 등도 감지하고 넘어선다.

스팟미니 역시 지난 2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앞에 있는 문을 보고 신호를 보내자 큰 팔을 갖춘 또 다른 스팟미니가 다가와 문을 열어주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손으로 문을 열자 다른 스팟미니가 가볍게 이곳을 지나가는 것이다. 마치 스팟미니 2개가 서로 의지하면서 문이라는 장애물을 협업해 통과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이 장면에서 사실 스팟미니에게는 문앞에서 가라는 지시만 내려졌을 뿐 손잡이를 찾거나 잡는 것 같은 동작은 모두 스팟미니가 스스로 판단해 처리한 것이라고 한다. 스팟미니는 외부 간섭을 받아도 주어진 임무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처리를 위한 사고 회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스팟미니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문밖으로 나갔다는 것.

가라는 명령을 받은 스팟미니는 팔 부분에 붙은 카메라를 통해 손잡이를 인식하고 본체 부분 카메라는 문이 닫혔는지 여부를 인식해 문을 여닫는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다. 본체 속 소프트웨어는 몸 움직임과 균형 등에 필요한 동작을 모두 스스로 인식해 임무 완료에 필요한 모든 작업을 자동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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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지난 2017년 발표한 신형 로봇인 핸들(Handle)은 화려하게 점프를 하거나 짐을 45kg까지 운반할 수도 있고 눈길 같은 곳도 손쉽게 주행할 수 있는 등 놀라운 운동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핸들은 발쪽에 바퀴를 달았다. 다리를 구부리면서 마치 아이스 스케이팅을 하듯 미끄러지면서 달린다. 최고 속도는 14.5km/h라고 한다. 이렇게 바퀴로 빠르게 주행하지만 무게 중심을 낮게 설정해 쓰러지지 않고 균형 감각을 유지하면서 달린다. 점프를 해서 테이블 위를 올라갔다가 바닥으로 내려올 때에도 마찬가지로 안전하게 착지한다. 핸들은 1.2m까지 덤프를 할 수 있다. 또 45kg 짐을 든 상태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주행할 수 있다.

로봇은 계속 진화 중이다. 굳이 아틀라스나 스팟미니 같은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이 아니더라도 얼마 전에는 소피(SoFi)라는 해양 생물 탐사용 물고기 로봇을 MIT 연구팀이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금은 다이버나 탐사용 잠수정을 이용하지만 해양 생물이 경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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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영상 속 소피는 15m 가량 해저를 자연스럽게 헤엄친다. 리모컨으로 조작할 필요 없이 알아서 자율 헤엄이 가능한 건 물론이다. 부드럽게 꼬리를 흔들면서 몸부림 치듯 헤엄을 치는 것도 물고기 그대로다.

소피는 가벼운 소재로 만들어 자체 부력으로 뜰 수 있다. 내부에는 작은 모터와 전자 제어기를 탑재했고 작은 수압 펌프를 이용해 꼬리를 움직인다. 우레탄 재질로 만든 몸통은 부드러운 움직임을 위해 세세한 부분을 늘어뜨린 구조라고 한다. 이를 통해 부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외부는 실리콘 재질과 부드러운 플라스틱으로 덮어 주위 바위나 물고기와 부딪쳐도 손상 위험이 적다고 한다. 수중에서 가라앉지 않게 하려고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별로 없도록 설계한 것이다. 또 이런 점 때문에 위험한 장애물이 주위에 있는지 여부를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한다. 여기에 카메라를 탑재해 헤엄을 치면서 주위 모습을 기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물고기 움직임을 자동 추적할 수 있는 카메라를 부착할 계획이라고 한다.

소피는 30∼36kHz 초음파를 이용해 통신한다. 소피에게 수면 위로 올라오라는 명령을 전송하면 몸을 알아서 위로 들어 올리면서 수면을 향해 상승한다. 배 근처까지 알아서 헤엄을 이렇게 칠 수 있어 회수도 쉬운 것. 본체 내부에는 내부 부력을 제어하는 기구도 탑재해 다양한 수심에서 헤엄을 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앞서 살펴본 여러 예에서 알 수 있듯 로봇은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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