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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은 왜 클린룸에서 만들까

반도체 제조와 생명공학 연구 등에는 공기 청정도가 확보된 클린룸(clean room)이 필요하다. 그런데 인공위성 제조에도 클린룸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인간은 시간당 최대 60만 개 피부 조각을 몸에서 떨어뜨린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매일 70∼100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예를 들어 가정이라면 의류, 쿠션, 가구, 카펫 마찰에 의해 섬세한 섬유가 먼지로 만들어진 창문을 열어 환기할 때 꽃가루와 거리 먼지가 들어온다. 이와 함께 사람이 활동하는 방에는 반드시 먼지가 발생한다.

인공위성은 일단 우주로 발사되면 정비가 어려워 제조 과정에서 붙은 작은 먼지도 오작동 원인이 된다. 이런 입자가 인공위성 궤도를 방해하는 일조차 생길 수 있다. 또 우주에서 일반 윤활유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먼지로 인해 인공위성 기구가 잘 움직이지 않게 되어 버리는 문제가 있는 것 외에 센서에 먼지가 묻으면 기기 용도를 수행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위성은 클린룸에서 제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클린룸이라고 해도 청정도에는 레벨이 있다. 클린룸 청정도는 공기 1m3당 입자수로 측정되며 ISO 1에서 ISO 9까지 배정된다. 가장 청정도가 높은 ISO 1은 0.1마이크로미터 입자가 불과 10개 밖에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하지만 ISO 1보다 청정도가 높은 청정도가 존재한다. 세계에서 가장 청정도가 높은 청정실은 독일 생산 기술 자동화 연구소 클린룸이며 공기 1m3당 0.1마이크로미터 입자가 1개 밖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는 ISO 1 클린룸보다 10배나 청정도가 높다는 걸 의미한다. 이 방에선 반도체와 의료기기 등 ISO 1 환경에서 사용되는 장치와 시스템 테스트가 이뤄진다.

청정도를 유지하기 위해 클린룸은 최소 수준만 외부와 접촉한다. 항상 동일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기압과 온도, 습도 등을 모두 제어하고 외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환기는 특별한 필터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고 사람은 출입구를 통해 출입한다.

이런 클린룸에서 발생하는 오염 중 3분의 1 이상은 인간에게서 나온 것이다. 클린복은 옷 자체가 입자 발생원이 되지 않게 출입자는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의복 착용이 요구된다. 또 합성 섬유는 대전 입자를 흡착하기 쉽기 때문에 정전기 방지 처리가 되어 있다. 이런 클린룸에 있는 제품이 의도하지 않은 방전 손상 위험을 줄여준다.

또 옷과 마찬가지로 클린룸에서 사용되는 도구도 특별 사양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펜은 오염 위험이 적은 잉크와 밀폐된 슬리브로 이뤄져 있다. 벽에 사용되는 페인트도 입자 방출이 적은 것이며 바닥 접합부가 최소화하도록 합성수지로 만들어져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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