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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해상도로 만나는 화성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오퍼튜니티와 큐리오시티 같은 탐사선을 화성에 보내고 있다. 이들 탐사선은 정기적으로 지구에 화성 사진을 보내왔다. 이런 화성 사진을 이어 붙여 나사가 만든 초고화질 이미지를 정리한 동영상이 공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2012년부터 화성 탐사를 계속하고 있는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게일 분화구는 지름 154km에 이른다. 38억년 전부터 35억년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게일이라는 명칭은 19세기 화성을 관측한 아마추어 천문학자 월터 프레드릭 게일(Walter Frederick Gale)에서 따온 것이다.

게임 분화구 중앙에는 해발 5,500m에 이르는 아이올리스산(Aeolis Mons)이 있다. 이어 오퍼튜니티가 2005년 촬영한 룹알할리(Rub’ al Khali) 사막 사진도 나온다. 오퍼튜니티 자신의 발자국도 선명하게 찍혀 있다. 연옥의 사구(Purgatory Dune)라는 별칭을 가진 분화구 남쪽 2km 지점에서 촬영한 것. 참고로 룹알할리라는 명칭은 아라비아반도 남부 3분의 1을 차지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사막인 룹알할리에서 따온 것이다.

이어 화성 적도 부근에 위치한 메리디아니 평원(Meridiani Planum)이 나온다. 이 평원은 장기간 높은 염분과 산성 액체로 채워져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 평원 내 빅토리아 분화구 가장자리에 위치한 카보베르데(Cape Verde)는 물결치는 것 같은 땅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인접한 카보 훌리오는 마젤란 해협 발견자로 잘 알려진 마젤란이 세계일주 항해 당시 발견한 지구 지명에서 유래한 것이다.

산타 마리아 분화구(Santa Maria)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항해할 때 승선한 산타마리아호에서 유래한 지명. 바위와 토양 등 재질 차이를 알기 쉽게 하기 위해 채색을 한 사진을 볼 수 있다.

또 오퍼튜니티가 2015년 7월부터 2016년 9월까지 1년 2개월에 걸쳐 조사한 마라톤계곡(Marathon valley)의 경우 수평선까지 불모의 대지가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다.

큐리오시티가 처음으로 드릴 채굴을 실시한 바위인 존 클라인(John Klein)에는 철 유황이 포함되어 있으며 나사 측은 미생물이 태어날 소지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존 클라인이라는 명칭은 2011년 사망한 미션 부주임 조사자의 이름이라고 한다.

또 스코틀랜드 동명 지명에서 따온 글렌 토리돈 지역, 황산염이 풍부한 지역까지 큐리오시티가 가는 암반 탐험길, 사쪽에서 직경 22km인 엔데버 분화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필린저 포인트(Pillinger Point), 지구와 같은 지명에서 유래한 나미브 사막(Namib Des.), 번스 절벽(Burns Cliff), 게일 분화구에 위치한 옐로나이프베이도 있다. 옐로나이프베이는 큐리오시티가 탐사한 곳으로 한때 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또 큐리오시티가 1년 이상 탐색을 실시한 베라 루빈 능선(Vera Rubin Ridge)의 경우 안드로메다 은하 회전 속도 관측 결과에서 암흑물질 존재를 밝힌 미국 천문학자 베라 루빈의 이름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큐리오시티가 탑재한 카메라는 고성능이지만 하루 8분을 빼곤 지구와의 통신 속도는 초당 32킬로비트 그러니까 4킬로바이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화성 모습을 생방송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한다. 화성에선 거의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사진을 보내는 편이 물론 더 좋을 수 있지만.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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