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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장기를 대량 생산하려는 세그웨이 발명가

현재 장기 이식에는 여러 문제가 따라 온다. 대기자 목록은 계속 늘어나지만 부유한 사람이 순서를 가로채거나 불법으로 적출된 장기가 암시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이런 문제는 장기 숫자가 적다는 점에 기인하고 있는 만큼 합법적으로 장기를 늘리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세그웨이 발명가 딘 카멘(Dean Kamen)은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인간 장기를 대량 생산하는 거대한 공장을 만들려 하는 것이다. 물론 미 식품의약국 FDA 승인까지 제대로 받은 뒤에. 연구 측면에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는 이 때가 반드시 온다고 보고 준비를 하고 있다. 딘 카멘은 프로토타입 기계를 발명하고 이를 선도하려 한다.

딘 카멘의 발명은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상대방 시선 높이까지 상승할 수 있는 휠체어 같은 것에서 시작됐고 세그웨이는 쇼핑몰이나 대학, 경비원, 투어 그룹 사이에서 인기를 몰았다. 하지만 세그웨이는 기대했던 것 같은 혁신은 없었고 그는 기업을 매각했다.

세그웨이에서 손을 뗀 뒤 딘 카멘은 발명을 멈추지는 않았다. 세그웨이의 첫 디자인이 그랬듯 그의 발명품 대부분은 의학적 목적과 이유로 시작된 것이었다. 실제로 그는 의학용 펌프나 팔을 잃은 군인을 위한 기계식 의수, 개발도상국 마을을 위한 정수기 등을 발명했다. 그의 기업은 무균 주입용 약제 가방이나 코로나19 유행 뒤에는 마스크 신소재 개발에도 나선다. 그의 웹사이트를 보면 그가 발명한 숫자도 엄청나지만 전 세계에 440건 이상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그의 현재 목표는 인간 장기 생산 공장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성공하면 현재 장기 이식 대기자가 11만 617명에 이르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희소식이 될 수 있다. 그는 2016년 미 국방부로부터 받은 8,000만 달러 자금을 바탕으로 ARMI(Advanced Regenerative Manufacturing Institute)를 개설했다. ARMI는 미국 전체에 170개 의료 기업이나 연구 시설, 단체를 연결해 연구와 자원을 공유하는 비영리단체다. ARMI 중 하나인 바이오팹USA(BioFabUSA)는 인간 장기를 생산하는 공장에 필요한 기계 연구 개발을 맡는다. 현재 ARMI는 목적이나 연구를 위한 자금 3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프로토타입 기계는 이미 개발 중이다.

또 그가 자금을 투입하는 건 장기를 기다리는 사람을 위한 장기 생산용 도구와 기계 뿐 아니라 공장이 심장과 신장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하이테크 조립라인 쪽이다. 실리콘밸리 반도체에서 할 수 있다면 인간 조직에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인간 장기를 실험실에서 만들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2020년 4월 텔아비브대학 연구팀은 인간 심장을 처음으로 바이오 프린팅했다고 발표했다. 바이오 프린트는 3D프린터와 비슷한 과정이지만 생물학 재료를 바탕으로 장기를 출력하는 것이다. 장기를 출력할 수 있게 되려면 아직 몇 년은 걸리겠지만 딘 카멘은 이 때가 왔을 때 가장 먼저 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 한다. 그의 기계는 앞으로 인대와 힘줄도 만들 수 있다. 만일 그의 비전이 현실화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바이오 출력한 자신의 인대를 이식할 수 있게 될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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