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이라고 하면 친환경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런데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은 유럽우주국 ESA가 2017∼2019년에 걸쳐 촬영한 위성사진과 킹조지섬 등 남극 각지에서 관측한 데이터를 비교해 남극 반도에서 처음으로 녹색 눈이 발견된 지역을 지도화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곳에서 1,679개에 이르는 녹조류를 발견했다고 한다. 따뜻해지면서 남극 설면에는 조류 포자가 발아한다. 조류는 눈을 빨간색 등으로 변화시키기도 한다. 이런 녹색 꽃은 주로 남극 해안선 주변 그 중에서도 남극반도 서쪽 해안을 따라 섬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남극 반도는 기후 위기로 인해 남극에서 가장 온난화가 진행된 곳으로 반도 서부는 그 중에서도 기온 상승 지역으로 꼽힌다. 조류는 이런 환경에서 눈이 녹은 물을 타고 성장하고 있다.
또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지역에선 동물 배설물에 의해 조류가 번식해 눈이 녹색이 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연구팀이 지도화한 녹색 지역 60% 이상은 펭귄 서식지와 물개가 한가롭게 지내는 해안에서 4.8km 이내에서 발견됐다.
기후 위기가 진행되면 녹색 눈 패턴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남극 반도가 더워지면서 일부 섬에선 여름 강설량이 줄어 버려 빙설 조류도 함께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서 줄어든 만큼 반도 북부와 남쪽 섬 등에서 새로 생기는 등 전체적으로 보면 조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녹색 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조류는 대기에서 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온난화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간이 배출한 잉여분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려면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보다는 문제가 더 많을지 모른다. 그린란드에서 이뤄진 조류 연구에선 눈이 흡수하는 햇빛과 열의 양을 증가시켜 얼음을 빨리 녹여버렸다고 한다. 남극에선 지난 10년간 3배나 얼음이 사라졌다. 얼음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한다. 지구 온난화가 많은 것을 변화시키려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