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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기 10년, 아마존은 멈추지 않는다

아마존은 10년 전만 해도 작았지만 전년대비 40% 매출이 급성장한 2010년을 경계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안정적 성장으로 탈바꿈한다. TV와 영화 제작 스튜디오를 설립한 것도 2010년 하반기이며 아마존 주식이 급성장한 것도 이 때다.

제프 베조스는 이런 상승 기류를 타고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됐지만 이혼으로 지분 중 4분의 1을 전 아내에게 내놓으면서 2위로 자리를 내줬다. 어쨌든 10년 전 아마존에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지금쯤에는 1만 3,300달러로 1,232%라는 놀라운 수익을 갖게 됐을 것이다.

아마존은 이제 온라인 유통과 클라우드를 손에 쥐고 있다. 10년 전 아마존은 EC 스토어였다. 연회를 내면 배송비가 공짜인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은 2005년부터 있었지만 2일 무료 배송 대상 제품은 한정되어 있었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아마존을 좋아하는 사람만 모이는 팬클럽 같은 느낌이 강했다. 연회비는 2010년 당시 80달러였다. 하지만 아마존 프라임은 폭발적 성장의 기폭제가 됐고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600억 달러에서 9,700억 달러로 성장해버렸다. 미국 내 아마존 프라임 연회비는 현재 120달러로 월 12달러 기초 소득 역할을 아마존에게 해주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현재 1억명으로 전 세계 14번째 국가에 필적하는 규모다. 아마존은 돈을 벌면 투자로 돌려 공제를 신고하거나 창업 이래 적자를 7년 계상하고 미루기도 했다. 2018년 법인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10억 달러 세금 환급을 받기도 했다. 연율로 말하면 3%. 성실하게 법정 세율 21%를 과세하고 있는 월마트와는 처음부터 18% 차이가 있는 셈이다.

아마존은 판매 상품도 다각화하고 있다. 물론 더 무서운 건 소매 파괴다. 미국 도시에선 서점이 사라지고 장난감 가게도 사라진다. 대형 할인점도 마찬가지. 한때 번창했던 쇼핑몰에는 셔터가 내려가 있다. 실제 매장은 가격을 체크하는 쇼룸 정도가 됐다. 소매의 왕자로 불리는 메이시백화점조차 2015년 7월 사상 최고치 주당 69달러에서 5년 안에 16달러로 내려 앉고 있다.

아마존은 인터넷에서 타사 제품을 취급하는 한편 자체 브랜드로 경쟁하는 국면도 보이고 있다. 운영하는 측은 개개인 소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하는 상품을 추천할 수 있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인기 브랜드와 비슷한 산하 브랜드를 만들어 검색이나 추천에서 상위에 표시한다는 비난을 받았고 미 연방거래위원회 FTC가 반독점 혐의로 아마존을 수사하고 있기도 하다. 아직 위반 확정될 경우 처분 규모는 알 수 없지만 개인 정보 보호 위반을 한 페이스북이 2019년 FTC에 지불한 벌금은 사상 최고액인 50억 달러였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차기 대통령 후보는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 분할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은 로비에 돈을 쏟고 로비스트 100명 이상이 아마존을 위해 일하고 있다. 또 아마존은 공공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제2본사 예정지도 워싱턴DC에서 차로 15분, 정부 발주 사업 거래가 이뤄지는 곳으로 정했다고 한다. 이렇게 정부 기관과의 깊은 관계가 맺어 정부가 아마존 분할로 움직일 공산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마존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40%에 이른다. AWS는 2018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킨들은 2018년 기준으로 전자책 중 84%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포스는 2018년 신발과 의류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아마존의 물류망은 전 세계 175개 거점에 걸쳐 보관되며 배송 부지는 422만평에 달한다. 노선과 육로, 자가용으로도 다니는 아마존 플렉스(Amazon Flex) 택배 계약망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아마존은 물류의 파괴자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마존의 행보가 앞으로도 궁금해지는 이유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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