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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 환자 목 지탱해주는 로봇

ALS, 일명 루게릭 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은 신경 변성 질환으로 근육 힘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환자는 머리를 자력으로 세우지 못한다. 이런 ALS 환자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콜롬비아대학 연구팀(Robotics and Rehabilitation Laboratory)이 인공 목 근육 역할을 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환자는 머리를 들고 일상 동작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현재 ALS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약물요법은 팔다리 마비를 지연시켜줄 뿐이기 때문에 환자는 결국 머리를 지탱하지 못하고 숨이 가슴에 차오르는 호흡장애, 언어 장애 등 추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목을 지탱할 경추 자체에 대한 아이디어가 새로운 건 아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지원하려면 고정되어 있어야 하는 만큼 병이 진행되면 착용감이 나빠진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로봇 기구의 역할은 단순히 착용자 머리를 위쪽에 지탱하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기계식 액추에이터와 센서류, 심지어 착용자 목 근육에 보내는 전기신호를 감지하는 근전도 검사를 결합해 ALS 환자 머리의 능동적 운동 범위를 70% 보충해준다고 한다.

이 제품은 호흡 장애 같은 위험한 부작용을 없애주고 환자는 식사를 쉽게 하는 건 물론 눈에 마주 볼 수 있어 가족이나 의료 전문가와 대화도 할 수 있다. 병세 진행에 따라 말할 수 없어도 머리를 위쪽으로 세우고 있으면 자신의 시선을 통해 스티븐 호킹 박사가 했듯 컴퓨터 기반 커뮤니케이션 도구 조이스틱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기술 예비 연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학술지 ACTN(Annals of Clinical and Translational Neurology)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ALS 환자 11명과 같은 연령대 건강한 피험자를 비교해 이 로봇 도구가 환자 건강 상태 증상과 진행 정도를 감지하는 도구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또 개발자는 경추 부상 등으로 고생하거나 뇌성마비 같은 다른 신경학적 질환 탓에 목을 많이 움직일 수 없는 것에도 대처하는 등 다른 활용도도 기대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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