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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자를 위한 인공 시각의 발전

전 세계에서 실명 환자는 3,6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시각을 회복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09년 맨체스터대학 연구팀이 망막 임플란트인 아거스II 바이오닉 아이(Argus II Bionic Eye)를 개발해 전혀 보이지 않는 환자 시야에 희미하지만 작은 빛 입자로 물체의 윤곽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지금은 더 고성능 인공시각인 오리온 비주얼 코티컬 보철 시스템(Orion Visual Cortical Prosthesis System)을 사이트메디컬프로덕츠(Sight Medical Products)가 개발한 상태다. 오리온은 시야 영상을 안경에 장착한 카메라로 캡처한 다음 해당 신호를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전기 임펄스로 변환해 임플란트로 보낸다. 어거스II는 시신경에 신호 임플란트를 이용했지만 오리온은 이를 우뇌와 좌뇌 사이 시각 피질에 직접 포함된 데이터와 전력을 무선으로 수신한다.

다만 수술을 해야 하고 이후 임플란트에 있는 60개 전극 배열이 효과적으로 시각 피질을 자극할 수 있게 몇 주나 몇 달 가량 조정을 해야 한다. 또 카메라와 안구 시야를 동일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움직이는 물체를 볼 때 시선만 쫓는 게 아니라 얼굴 전체를 이용해 오히려 눈은 움직이지 않도록 의식하도록 훈련을 해야 한다.

오리온 시스템은 2018년 1월 남년 피험자 6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이후 13개월 사이 1명을 빼곤 부작용에서 오는 무거운 발작 같은 증상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오리온 시스템은 미 식품의약국 FDA의 획기적인 장치 프로그램에 포함된 연구지만 아직까지 FDA 승인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그럼에도 제작사 측은 올해 FDA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사 측은 또 이 기술의 미래 구상에서 전극 배열을 지금보다 3배 가량 늘려 섬세한 시야를 제공하는 게 가능하게 되고 카메라를 2대로 해 원근감을 주고 얼굴과 물체 인식 기능을 추가하는 한편 스마트폰 앱을 통해 보고 있는 게 뭔지 보여주려 한다.

더 재미있는 건 오리온 시스템에 열 비전을 통합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야에 있는 것의 온도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방 스토브나 난로 등 만지면 위험한 걸 인식할 수 있게 되어 안전한 생활이 가능해질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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